지난해부터 매물 쌓였지만 인수자 찾기 어려워부동산PF 대출 부실·연체율 상승·수익성 악화 영향업계선 부실채권 매각 등 건전성 관리 나서
24일 저축은행 등 금융업계에 따르면 M&A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업체는 한화저축은행을 비롯해 애큐온저축은행,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이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총자산규모 10개 저축은행에 포함되는 만큼 M&A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았지만 업권 전체가 침체 돼 있는 만큼 인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PF 부실이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저축은행업계까지 뒤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졌지만 업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저축은행PF대출 연체율은 2022년말 2.05%에서 지난해 9월말 5.56%로 뛰어 올랐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9조8000억원 수준이다. 대출잔액 규모는 금융권 내에서 크지 않지만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실 위험도가 더 큰 브릿지론의 비중도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중 브릿지론 비중은 저축은행이 58%에 달하고, 캐피탈사 39%, 증권사가 33%로 뒤를 이었다.
수익성이 떨어진 점도 M&A를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누적 순손실은 1413억이다. 적자폭은 상반기 960억원 보다 453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적자 흐름이 지속됐다. 이는 9년만에 적자전환으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성장세를 이어오던 저축은행업계 전체가 적자의 늪에 빠진 셈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데다 수신금리 경쟁 여파가 남아있는 만큼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국에서는 저축은행 연체율 관리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주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월 중으로 저축은행 연체차주(개인사업자)의 연체채권 매각 채널이 확대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연체채권 매각 채널이 새출발기금으로만 한정돼 있던 것에서 '자산유동화법'에 따른 유동화전문회사, '신용정보법'에 따른 신용정보회사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간 매각 채널 한정이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혀온 만큼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업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건전성 지표 관리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웰컴·OSB·JT친애 저축은행 등 1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우리금융F&I에 1300억원 규모의 개인무담보 부실채권(NPL) 자산유동화방식 공동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오는 2분기에도 부실 채권 추가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M&A 시장이 그 어느때보다 침체 돼 있다"면서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저축은행 건전성 문제와 부동산PF대출, 수익성 악화 등이 겹치면서 매물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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