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8일까지 중동 방산 전시회 'WDS' 대거 참가무기 수입량 순위 상위권···오일머니서 나오는 구매력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최종 수출 협상 '막바지'
전쟁의 역설로 활황기를 맞은 국내 방산업계는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전운(戰運)이 더욱 고조되자 '新중동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인 'WDS 2024(World Defense Show)'에 국내 방산업계가 총출동한다.
지난 2022년 이후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되는 WDS 방산전시회는 첫 전시 당시 40여 개국 8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해 중동 지역 최대 규모 방산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전시 규모가 더욱 커져 9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한화,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LIG넥스원, KAI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일제히 참가한다.
K-방산, 사우디아라비아로 '집결'
이번에 한화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는 통합 부스를 운영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무기 기술을 전시한다. 'Opening the Future of Advanced Engine'를 슬로건을 앞세워 자주국방을 내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중장기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심장'인 F414엔진과 '전투기의 눈'인 AESA레이다를 비롯해 최첨단의 항공 분야 기술을 선보인다. 지상 장비 부문에서는 국산 엔진을 최초로 장착한 K9 자주포가 중동에 첫 공개된다. 또 레드백 장갑차와 천검을 장착한 무인수색차량, 타이곤, 사거리 290km의 천무탄 등을 전시한다.
한화오션은 긴장이 고조되는 중동 해상 지정학적 리스크에 맞춰 36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무인잠수정수상정 등 해양 유·무인체계 솔루션을 제시한다. HD현대중공업도 수상함과 잠수형 모형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 방산업체 간 '합종연횡'도 눈에 띈다.
LIG넥스원은 정밀 유도무기, 감시정찰 장비를 포함한 대공방어체계를 소개하는 동시에 현대로템과 손을 잡고 무인복합체계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을 선보인다.
양사는 무인지상차량(UGV) 플랫폼에 임무 유형별 유도무기 및 안티 드론 체계 등을 결합한 유무인복합 솔루션을 소개하며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전략적 협력을 통해 빠르게 확장하는 미래전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지상 무인 플랫폼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거점 확대를 위한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 모빌리티, 전동화시스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차량 기술 연구개발 분야에서 협업하며 다목적 무인차량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에는 화생방정찰·지뢰탐지·드론 무인차량뿐만 아니라 무인중전투차량에 이르기까지 무인 플랫폼 계열화를 추진해 군 소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중동 신규 수주 기대···구매력·의지 모두 갖춘 '기회의 땅'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방산업계는 중동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든든한 '오일머니'에서 나오는 강력한 구매력은 놓치기 힘든 매력적인 요인이다.
특히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중동 6국 경제협력체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해 중동 수출의 새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FTA로 무기류의 경우 로켓 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 등 대부분 제품의 관세가 없어진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국가별 무기 수입량 순위에서 사우디(9.6%), 카타르(6.4%)는 1위 인도(11%)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UAE(2.7%)는 미국과 공동 10위다. 세계 무기 상위 수입국인 중동 시장 개척에 이번 FTA가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중동 내 높아진 안보 불확실성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중동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동 전반으로 확전되는 형국이다.
중동 내 K-방산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 실제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폴란드, 필리핀 4개국에 집중됐던 방산 수출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포함해 12개국으로 늘었다.
정부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방산업체의 중동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월드 디펜스쇼에서 참석하고 중동 3개국과 국방·방산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에는 KAI와 이집트의 FA-50 수출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가 밝힌 도입 규모는 36대로, 향후 2차 사업까지 확장 시 100대로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UAE와 수출 최종 협상도 진행 중인 단계로, 아직 도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KAI의 국산 헬기 수리온도 마수걸이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수리온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UAE로, 해상 활동용 기동헬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도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2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천궁-Ⅱ는 앞서 지난 2022년 1월 UAE와 4조원대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
정부는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지난해 10월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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