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사 이래 단 한번도 없었던 '파업'···삼성전자 오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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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단 한번도 없었던 '파업'···삼성전자 오늘 분수령

등록 2024.02.14 12:54

김현호

  기자

삼성전자 노사, 14일 오전 5차 임금교섭 진행성과급 체계 불만···전삼노, 쟁의대책위 발동경계현 소통 행사에도···노조 가입자수 폭등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6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6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969년 창사 이래 삼성전자에서 사상 첫 '파업'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4차 임금교섭에서도 합의가 불발되자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노조와 직원들은 회사의 보상체계와 더불어 임원들보다 지급 비중이 낮은 성과급 지급률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5차 임금교섭에 나섰다. 지난 6일 진행된 4차 임금교섭에서 전삼노는 "사측은 교섭안 없이 빈손으로 교섭에 임했고 다음 주 교섭 때까지 교섭안이 없을 시 교섭은 결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에서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인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 위원회가 발동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을 4.1%로 책정했으나 공동교섭단은 이에 반발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중노위 중재에도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이후 대표교섭권을 얻은 전삼노는 작년 9월 임금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임금교섭은 2023년, 2024년을 병합해 진행되고 있는데 직원들은 성과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은 연봉의 0%,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은 작년 하반기 기준 월 기본급의 12.5%로 책정됐다. 재작년 OPI는 연봉의 50%, 상반기 기준 TAI가 100%인 점을 고려하면 성과급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는 전방산업의 수요부진으로 DS부분이 '어닝쇼크'를 보였기 때문이다. DS부문은 지난해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38조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가 부진하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15년 만에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DS부문은 매 분기 영업손실 폭을 줄여나가고 있으나 올해 1분기도 3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삼노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격려금 200%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전삼노는 총보상우위에 대한 입장도 요청했다. 총보상우위는 경계현 DS부문 대표가 취임한 직후 직원들에 공언한 처우 개선책을 뜻한다. 성과급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닌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의 보상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현재 직원들은 OPI는 제한적인 반면 임원에게만 지급되는 장기성과인센티브(LTI)에 대한 불만도 나타내고 있다. LTI는 회계연도 3개년 실적을 바탕으로 이사보수 한도 내에서 산정해 3년간 분할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뜻한다.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 계획을 넘어서면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나 임원 LTI는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똑같이 대규모 적자를 올린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 격려금 등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자 사내 민심에 불이 붙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구성원의 미래기업가치 제고 동참을 독려하고자 회사 주식 15주와 격려금 200만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도 전년과 비교해 14조5000억원 이상 줄어든 7조7000억원의 적자를 올렸다.

노사 갈등에 노조 가입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전삼노 조합원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약 14% 수준인 1만6600여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84%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격려금 지급 계획이 나온 1월 넷째 주에는 892명이, 경계현 대표와의 임직원 소통 행사인 '위톡' 이후에는 2957명이나 전삼노에 가입했다. 경 대표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위톡' 행사에서도 격려금 지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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