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증권사 별도기준 평균 순이익 3549억원한투·미래 실적 감소···삼성·KB·NH투자증권은 '선방'작년 4분기 24개 증권사 대손 규모 1조2112억원
1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한 5대(한투·미래·삼성·KB·NH) 증권사의 별도 기준 평균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국내 부동산 PF, 해외 부동산 펀드 등 손실이 높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순이익이 감소했고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은 증가했다.
개별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295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20조4198억원으로 전년(22조8951억원) 대비 10.8% 줄어들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6430억원으로 지난해 601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20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3976억원) 대비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021억원, 매출액은 16조6735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8.4%, -0.5% 감소했다.
국내 톱티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침체된 원인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손실 금액이 불어났으며, 국내에선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업계는 지난해 4분기 각 증권사들이 약 1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발생한 2000억원의 충당금과 2500억원의 투자자산손상차손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이었다. 미래에셋증권도 충당금 적립과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으로 지난해 4900억원의 비용을 인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900억원(태영건설 관련 500억원, 부동산 PF 관련 4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4개 증권사의 대손비용 규모는 1조2112억원(종합IB 8322억원, 일반증권사 3790억원)으로 전년 동기(6355억원) 대비 5757억원 증가했다. 이는 직전 3개 분기 평균(3743억원) 대비로도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신평사는 부동산 개발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에 따라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순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도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3523억원으로 전년 동기(1703억원) 대비 107% 급증했다. 영어업익도 6535억원으로 같은기간(2168억원) 대비 201% 늘었다.
KB증권은 자산관리(WM) 상품 라인업에 따라 해당 부서의 영업 성장세가 지속됐고, 주식발행(ECM) 부문에서 일반상장 7건 등 총 12건을 상장시키면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채권운용수익 회복 등도 실적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순이익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4834억원으로 전년 동기(3775억원)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620억원으로 26.7%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은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4349억원, 6899억원으로 각각 28.4%, 25.3% 확대됐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당분간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및 해외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성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종합IB 증권사는 양호한 수익창출력 시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 고객미수금 관련 대손비용이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부담이 확대되고 해외부동산 투자자산 회수지연 및 손실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부동산PF 및 해외부동산 투자자산의 양적부담이 과중해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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