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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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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등록 2024.02.23 09:06

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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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지난 1월 29일,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야심차게 출시한 대출이 있다. 바로 아이를 출산한 가구에 연 1.6~3.3% 금리로 주택 구입자금과 연 1.1%~3.0% 금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특례대출이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를 대상으로 주택 자금을 대출해 준다. 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며, 9억원 이하·전용면적 85㎡(읍·면은 100㎡)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 받을 수 있다.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신생아특례대출이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되길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출산율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슈가 있다. 바로 집값이다. 정부가 올해 신생아특례대출에 배정한 예산은 32조원인데, 이 금액이 풀리면 집값에도 그만큼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신생아특례대출이 출시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현재, 집값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무엇일까?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향후 집값에 대한 전망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이 줄고 매물은 쌓이는 추세를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집값은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서 실수요자들이 급하게 집을 구입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교보증권에서도 집값 전망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집값에 대해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최고점 대비 최대 50% 수준의 추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여러 전문가들도 집값 하향에 대한 전망을 다수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을 섣불리 구매했다가 만약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라도 하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더라도 결코 이득을 볼 수 없게 된다.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이러한 분위기는 신생아특례대출 신청 현황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출이 시작된 이후 지난 16일까지 3주 동안 1만3458건, 3조3928억원의 대출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예산 32조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액수다.

전체 신청금액 중 구입자금 대출 신청은 1만319건, 2조8008억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는데, 이중 대환대출 신청이 8201건, 2조1339억원 규모였다. 전체 대출 신청액의 약 63%를 차지한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집을 구입하기보다는 이자 갈아타기만 한 셈이다.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전세자금 대출 신청은 상대적으로 적은 3139건, 5840억원 규모였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대환 용도가 3346억원으로 57.3%를 차지했다. 새로운 주택을 임차하기 위한 용도인 2494억원보다 많았다.

'32조' 신생아특례대출에도 집값이 요지부동인 이유 기사의 사진

구입자금과 전세자금 대출 신청의 대환대출 금액을 합치면 약 2조4685억원이다. 집값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대환대출이 전체의 73%를 차지한 것이다. 물론 대출 초기이기 때문에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 대출을 저리의 신생아특례대출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신생아특례 구입자금 대출의 평균 금리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평균 1.88% p나 낮은 2.41%임을 고려하면 신생아특례대출은 결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시작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서울 아파트값도 1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싸게 대출을 받아 내집마련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들이 나서지 않는 것은 그만큼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아울러 향후의 신생아특례대출도 마찬가지로 집값과 전망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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