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카겜 MMO 신작 롬, 리니지W 모방했다"개발사 대응 검토···"과장 홍보, 서비스 방해해"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한 MMORPG 신작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롬)'가 '리니지W'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는 혐의를 들어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를 제기했다.
롬은 오는 27일 한국을 비롯한 대만·일본·태국 등 글로벌 10개 지역에서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는 롬에 대해 대만 지혜재산및상업법원에도 소장을 접수했다.
엔씨 측은 ▲게임UI(사용자 환경) ▲주요 성장 콘텐츠 ▲게임 시스템 등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롬의 저작권 침해 의혹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는 플레이 화면이나 전체 메뉴 순서, 게임 내 시스템 등이 리니지W를 닮았다는 주장인데, 실제로 이들이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비슷한 질감과 톤으로 구성된 배경,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연출 등이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MORPG 메인 콘텐츠 '성장'에서도 비슷한 점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변신(코스튬)과 마법인형(가디언) 시스템 ▲ 장비 인챈트(강화) ▲아이템 콜렉션(도감) 등이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해당 요인들은 MMORPG의 사업 모델(BM)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회사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다시 말하자면, 롬이 리니지W의 수익 모델을 베꼈다는 얘기다.
그 외에도 엔씨는 이용자간 전투(PVP), 혈맹(길드) 중심 세력 구성, 인벤토리 관리나 상점 운영 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MMORPG 대작 '아키에이지 워'도 엔씨의 '리니지2M'과 비슷하다는 혐의로 현재 소송 중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MMORPG들이 줄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다.
게다가 엔씨는 지난해 웹젠과의 법정 공방 끝에 승리한 기억도 있다. 앞서 2021년 6월 엔씨는 웹젠의 MMORPG 'R2M'이 리니지M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엔씨에 10억원을 배상하고, R2M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웹젠에 명했다. 현재 웹젠은 항소해 2심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눈앞에 실적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단기적인 흥행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로 게임 저작권 소송의 경우, 빠르면 2년, 그 이상도 걸리기 때문에, 해당 게임들이 콘텐츠를 소진하는 데는 시간이 넉넉하다는 해석에서다.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는 "R2M 관련 사태 때와 같은 법리로 재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엔씨 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다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리니지W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되기보다는 콜렉션과 같은 개별적인 요소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인정될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후 개발사인 레드랩게임즈는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롬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신현근 PD는 "엔씨소프트의 소송 제기 및 그에 대한 과장된 홍보자료 배포 행위가 롬의 정식 서비스를 방해하고 모험가들의 심리적 위축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된 행위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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