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사장 "AI 연합군, 세자릿수 목표···빅테크 넘어선다"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 연내 합작법인 설립

GTAA 회원사 더 늘린다···복수 텔코 가입 의사

"텔코 LLM 등 AI 협력으로 게임체인저 도약"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이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 '텔코 거대언어모델'(LLM) 등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으로 빅테크를 넘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유 대표는 26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은 한 산업분야에 특화된 LLM이 해당분야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시대"라며 이렇게 밝혔다.

과거 인터넷 시대에서는 텔코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던 탓에 빅테크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거대한 고객 기반에서 오는 특화된 데이터로 협력하면 버티컬 AI 시장에선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26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를 위해 SKT와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은 이날 오전 MWC 2024 현장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lobal Telco AI Alliance·이하 GTAA) 창립총회를 열고 통신산업 특화 AI거대언어모델(텔코 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전 세계 13억명의 고객을 보유한 거대 AI 연합군이 탄생하게 된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미국 등지에서 약 2억50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앤그룹도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지역 1억7000만명, 싱텔그룹은 호주·인도·인도네시아 지역 7억7000만명,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약 4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유 사장은 이날 GTAA의 사업 비전과 향후 목표 및 확장 계획도 공유했다. 먼저 GTAA 합작법인의 LLM은 연내 SKT뿐 아니라 GTAA 멤버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합작법인을 시작으로 전 세계 통신사들이 모여 다양한 AI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유 사장은 간담회 전 20여개 글로벌 통신사들을 초청해 통신사 특화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협의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lobal Telco AI Roundtable) 행사를 갖기도 했다. 유 사장은 "각 대륙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텔코를 초청했고, 현장에서 GTAA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도 몇 군데 있었다"면서 "글로벌 커버리지 만든다는 관점에서, 세 자릿수까지도 목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SKT를 비롯한 GTAA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각 언어·지역별 대표 통신사를 초청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GTAA 확장 및 다양한 기업 간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SKT AI 피라미드 전략. 사진=SK텔레콤 제공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려는 SKT의 사업 방향성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AI피라미드' 전략을 선포하고 각 분야의 AI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축적해왔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것으로,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의 3단계로 묶어낸 전략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 SKT는 AI반도체 사피온, 에이닷, AIDC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축적된 AI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통신 산업은 물론 타 산업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게 유 사장의 구상이다.

이번 GTAA의 합작법인 설립 발표 또한 SKT가 추구하는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방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유 사장은 "SKT는 기존 혁신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시장에서 과감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