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미' 총괄 임원 퇴사에 회사 내부 술렁술렁피해보상 요구 빗발치자 '꼬리자르기' 의혹도"우리 사업부로 불똥?"···구조조정 걱정 뒤숭숭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 묘미 서비스를 이끌던 한 임원은 연초 회사를 떠났다.
임원의 퇴사가 뒤늦게 조명되는 것은 그가 논란의 렌탈 플랫폼 '묘미'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었다는 데 기인한다. 피해 보상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 측이 기획·마케팅 전반을 총괄한 책임자를 내보낸 모양새여서다.
'묘미'는 2017년 8월 롯데렌탈이 론칭한 B2C 렌탈 플렛폼이다. 정수기처럼 케어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가전·패션·레저 등 여러 품목을 필요한 만큼 빌려 쓰도록 한 서비스 구조로 인기를 끌었다. 출범 후 불과 1년 사이 15만명의 회원을 끌어 모았을 정도다.
그러나 흥행가도는 길지 않았다. 롯데렌탈이 사업을 지나치게 확장했을 뿐 아니라, '끼워팔기' 의혹을 일으킨 상조회사와의 연계 상품으로 소비자 분쟁에까지 휩싸이면서 곧바로 발목을 잡혔다.
사연은 이렇다. 리시스·케이비라이프·대노복지단 등 상조회사는 앞서 롯데렌탈과 손잡고 레저 상품을 판매했는데, 여기에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고가의 전자제품 렌탈 서비스를 포함시킨 게 발단이 됐다.
일례로 케이비라이프 레저 상품에 가입한 한 소비자는 환급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가입했는데, 나중에야 5년여에 걸쳐 350만원에 달하는 롯데렌탈 노트북 렌탈 서비스에 가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롯데렌탈 '묘미' 서비스와 전자제품을 결합하도록 유도한 상조회사 상품에 가입했다가 롯데렌탈에 전자제품 렌탈 비용을 납부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소비자는 상조회사가 계약 체결 전 사은품 명목으로 제공하는 전자제품이 알고 보니 '빌려주는 것'이었다는 구조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롯데렌탈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 주체에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는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사태의 불똥이 롯데렌탈로 튀어야 하느냐를 의견이 분분하다. 어디까지나 계약을 체결한 쪽은 상조회사였고, 서비스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 역시 이들의 실책이어서다.
그렇다고 롯데렌탈에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상품을 제휴하고도 현장의 상황을 살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조회사의 경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명의를 빌려줬다는 점에 대해선 충분히 도의적 책임을 지울만 하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실제 케이비라이프는 적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등록 취소 처분을 받고 문을 닫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롯데렌탈은 지난해 묘미 서비스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최진원 대표가 취임한지 불과 4개월 만의 일이다. 조직을 혁신하려면 수익성 없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지만 궁극적으로는 화근을 없애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렇다보니 롯데렌탈 안팎에선 임원의 갑작스런 이동을 놓고도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갈등이 확산될 것을 우려한 최 대표가 일종의 문책성 인사 조치를 했다는 인식에서다. 즉,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연초 롯데그룹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최 대표도 그 기조에 발맞춰 다른 사업으로 칼끝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와 현대캐피탈,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을 거쳐 롯데렌탈에 합류한 재무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재무 전문가 출신 CEO는 사업을 키우기보다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함으로써 내실을 다지는 데 신경을 쏟는다"면서 "이러한 인물을 CEO로 발탁한 그룹의 목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롯데렌탈 측은 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임원은 임기를 1년씩 설정하는데, 해당 임원은 그 기간을 모두 채우고 물러났다"면서 "경영 판단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회사와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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