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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게임업계 새 대표 절반이 재무통....'칼바람 불까'

IT 게임 NW리포트

게임업계 새 대표 절반이 재무통....'칼바람 불까'

등록 2024.03.22 07:56

수정 2024.03.22 08:33

김세현

  기자

길어지는 암흑기···내부 안정 꾀하려 사령탑 교체재무·경영전문가 앞세워···"체질 개선, 글로벌 공략"불가피한 구조조정···"대표 교체 후, 분위기 달라져"

게임 시장 불황이 길어지면서 경영 위기가 잇따르자, 국내 게임사들이 재무나 경영 전략가를 최고경영자(CEO)로 앉히는 시도에 나섰다.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했거나 할 예정인 게임사 8곳 중 4곳이 그랬다. 그간 게임에 정통한 개발자 등이 회사를 이끌어오던 것과 대비된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게임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체제 변화에 나선다. 회사 리더십을 '재무통'이나 경영 전략가들로 바꾸는 등 새 단장을 준비 중이다. 게임업계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넷마블은 물론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 등 주요 회사도 이런 변화를 예고했다.

기나긴 '겨울'···사령탑 교체로 '봄맞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업계에서는 팬데믹 호황 시기 게임 업계가 대규모 인력 채용, 비용 증가 등이 독이 됐다고 설명한다. 팬데믹 효과가 사라지자, 부메랑이 돼 실적 악화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대부분 실적이 감소했으며,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사 중 2022년 대비 영업이익 흑자 폭이 커진 주요 게임사는 넥슨과 크래프톤뿐이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매출액은 2022년 22조2149억원에서 지난해 19조7000억원으로 10.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불황에 다수의 게임사들이 사령탑 교체에 두 팔 걷고 나섰다. 최근 위메이드는 돌연 대표 교체를 알렸다. 위메이드의 성장을 주도했던 장현국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박관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126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위기 탈출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도 조계현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라 '해외통'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 다수를 연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경영 최일선에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온 새로운 4인과 경영진 체제를 구축한다. 먼저 기존 김종흔‧이지훈 공동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 조길현 CEO 내정자로 변경된다. 이어 ▲배형욱 CBO(최고사업책임자) 내정자 ▲이은지 CIPO(최고IP책임자) 내정자 ▲임성택 CFO(최고재무책임자) 내정자가 선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2516억원으로 2022년 대비 30% 상승한 넥슨은 현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넥슨코리아를 이끌던 이정헌 대표이사를 넥슨의 본진인 넥슨제팬 수장으로 결정했다. 이후 넥슨코리아에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를 내정해 공동대표라는 새로운 체제를 예고했다.

절반이 재무‧경영 전략가···"경영 내실화 우선"


재무‧경영전문가 앞세우는 게임사들. 그래픽=이찬희 기자재무‧경영전문가 앞세우는 게임사들. 그래픽=이찬희 기자

실적 반등이 절실한 엔씨는 창립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에 도입한다. 업계 인수합병(M&A)·구조조정 전문가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진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넷마블도 '전략기획통'으로 통하는 김병규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에 승진 내정했다. 김 각자 대표 내정자는 전략기획, 법무, 정책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와 전문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달 말 주주총회 이후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도기욱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CFO 직책에 집중한다.

실적 개선을 위해 분투 중인 컴투스도 경영 전문가를 앞세웠다. 컴투스는 신임 대표이사에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내정해 경영 전략 부문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개발 부문을 총괄하며 투톱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네시삼십삼분은 일찌감치 정기홍 경영전략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교체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선임된 정 대표는 여러 게임 회사에서의 전략 본부장을 거쳐, 게임 투자, 인수‧합병 분야에서 활동한 경영 및 전략 부문 전문가다. 기존에 회사를 이끌어오던 한성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연이은 수장 교체에 게임업계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엔씨의 경우 박 내정자에게 구조조정에 관한 전권을 맡긴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열린 엔씨의 공동대표 체제 온라인 설명회에서 박 내정자는 "시장 포화와 경쟁이 심해졌으며, 인력과 비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성이 커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컴투스도 지난해 9월과 올해 초 두 차례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 초에는 일부 개발자 대상 두 자릿수의 권고사직을 진행했었다. 넷마블도 메타버스 플랫폼 손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7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라인게임즈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흥행 부진 등으로 위기에 빠진 회사가 라르고 스튜디오를 해체하며 진승호 디렉터를 비롯한 스튜디오 인력들이 흩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장 교체와 새 전략은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마다 대표 교체 사례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현재 게임사들은 내수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기조이고, 각 사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경영 전문가들이 경영에 나서는 것은 불황에 비용 효율화 등 내부를 단단히 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며 "사령탑 교체는 조직 개편이 아니더라도 내부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게임 업계는 안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경영진 교체는 경영 내실화를 잡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당시 게임사들이 좋은 실적을 냈으나, 이렇다 할 경영의 모습은 없었다"라며 "이슈 해결을 위해선 내부 챙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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