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손익 감소·PF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연체율 6.55%·고정이하여신비율 7.72%로 우려↑"저축은행 사태 대비 연체율 낮아···손실흡수능력 양호"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2022년 대비 2조1181억원 줄어든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증가 등에 따른 이자손익이 1조3000억원 감소했으며 PF대출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대손비용이 1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 미래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한 충당금이 4000억원 추가 적립되며 4분기 적자폭이 확대됐다.
각 분기별 순손실 규모는 1분기 △527억원, 2분기 △432억원, 3분기 △446억원, 4분기 △4154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및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차주의 채무 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늘어나는 연체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23년말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55%로 2022년 말 대비 3.14%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같은 기간 0.27%p 상승한 반면 기업대출은 8.02%로 2022년 말 대비 5.12%p 크게 뛰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대출 비중)도 7.72%로 2022년말 대비 3.65%p 상승했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 부문 부원장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만큼 상승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에는 BIS 비율이 6~8%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4% 수준인 만큼 과거와 같은 수준에서 비교할 순 없다"면서 "또한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은 이유는 아파트 담보대출, 부동산 PF 영향으로 담보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이 코로나 위기 이후 금리 인상, 자산 가격 조정 등 경제가 정상궤도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현상으로 과거 위기시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
총자산과 수신도 하락세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126조6000억원으로 2022년 말 138조6000억원 대비 8.7% 줄었다. 이는 고금리 지속,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은 2022년 말 68조7000억원에서 2023년 말 58조9000억원으로 14.3% 감소했으며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40조2000억원에서 38조9000억원으로 3.1% 축소도됐다. 수신의 경우 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9% 감소한 10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은 자본확충 등으로 전년 말 대비 3000억원(2.0%) 증가한 14조8000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시장의 우려에도 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저축은행의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9%로 전년말 대비 0.5%p 상승하는 등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을 상회했다.
2023년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5%로 전년말 13.15% 대비 1.20%p 상승했으며 규제비율인 7%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대출 감소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 반면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은 1000억원 가량 증가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부원장보는 "지난해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으나 3~4년간 저축은행 업권은 꾸준히 2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저축은행은 특성상 배당을 하지 않고 내부 유보를 해 BIS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한 만큼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고금리 예금을 저금리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신이 감소했는데 대출자산도 동시에 감소했다. 수신만큼 대출자산이 감소했다는 것은 저축은행의 유동성이 아직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금년부터 한국은행이 저축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장치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경·공매, 캠코 및 자체 PF펀드 등을 통한 재구조화 등 다양한 방식의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연채채권을 정리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다.
박 부원장보는 "저축은행 업계에서 경공매가 적극적이지 않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가격과 시장 가격의 격차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이를 강제할 순 없으나 여러 가지 매각 통로를 활성화시키고 경매절차도 개선해 경공매를 유도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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