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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홍콩ELS 자율배상 스타트 끊은 우리은행···장고 거듭하는 국민‧신한에 쏠린 눈

금융 은행

홍콩ELS 자율배상 스타트 끊은 우리은행···장고 거듭하는 국민‧신한에 쏠린 눈

등록 2024.03.22 16:48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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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22일 자율배상안 수용 결정국민·신한은행 "빠른시일 내 논의"업계선 '수용' 관측···이르면 3월말 결론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우리은행이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모두 이른 시일 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판매액이 큰 만큼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배임 이슈에 대해 선을 그은 데다 금융감독원이 판매사 제재 절차에 신속히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용 결정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금융업계에서는 판매사들이 자율배상안을 수용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22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홍콩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한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 수준으로, 은행권 판매사 가운데 가장 작다.

우리은행은 "당장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 확정된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방침"이라면서 "타행에 앞서 이처럼 선제적으로 자율조정에 나선 것은 ELS 만기 이전에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 보호에 나서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율조정을 통해 투자자 중심의 은행 자산관리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 이어 27일 임시 이사회를 여는 하나은행도 자율배상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은행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농협은행도 조속한 시일 내 논의를 거쳐 결정을 할 것이란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전날(21일)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는 없었지만 이른 시간내 임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보상 관련 절차를 조속히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28일 열리는 이사회에 자율배상안 관련 안건을 올렸다.

다만 판매액이 차이가 있는 만큼 결정이 쉽지 않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배임 이슈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주주 설득은 물론 수익성 등을 고려해야 해서다. 판매사별 판매액은 국민은행이 7조 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조 3700억원, 하나은행 2조 1700억원, 농협은행 2조 1300억원 순이다.

금융권에서는 판매사들이 자율배상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자율배상안을 두고 '법적 수준'에 준하는 기준으로 설계했다는 점, 자율배상에 나설 시 향후 이뤄질 제재에 있어 감경 이유로 내세웠다는 점 등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21일 "굳이 판매사에서 배상안과 관련된 입장을 내지 않아도 금융감독원은 본래의 속도대로 제재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고, 실무팀에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제재 절차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그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들이 향후 제도 개선에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자율배상안을 발표한 뒤 제재 수준과 관련된 질문에 "제재는 지금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등 잘못한 점이 있다면 고객의 관점에서 자율배상안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배상에 나서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은행권 등 판매사들은 이르면 3월 말까지 결론을 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닌 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자율배상안 수용 이후에도 고객 개별적인 배상 비율 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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