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울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가장 늦게 할까?

요즘에는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비해 결혼하는 나이대가 높아지면서 결혼적령기라는 표현도 사라져가고 있는데요. 사람들의 결혼 연령, 얼마나 높아진 걸까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혼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4세, 여자 31.5세입니다. 남자 29.3세, 여자 26.5세였던 2000년 평균 초혼 연령과 비교하면 약 5년 늦어졌습니다.

초혼 연령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이 남자 34.4세, 여자 32.4세로 가장 높았습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서울인데 왜 결혼은 가장 늦게 하는 걸까요?

통계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명확한 인과를 설명하긴 쉽지 않지만 물가나 주거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계청에서 지적한 물가와 주거비. 일단 서울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분석업체 ECA인터내셔널의 조사에서 '생활비가 비싼 도시 10위'에 오를 정도로 물가가 비쌉니다.

서울은 주거비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데요.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의 운영사 스테이션3에 따르면 서울의 전용면적 준공 5년 이내, 33㎡ 이하 신축 원룸의 평균 월세는 101만5000원입니다.

서울에서는 가장 저렴한 10년 초과 20년 이하 원룸도 평균 월세가 66만1000원에 달합니다. 전세사기 문제 때문에 전세를 구하는 것도 어렵고,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서울에서 집을 사는 건 더 어렵습니다.

평균 255만원을 버는 20대가 서울의 높은 월세를 감당하면서 돈을 모으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 경제적인 준비가 힘들기에 결혼은 자연히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떨어진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산을 위해서는 결혼이 선행돼야 합니다. 정책의 방향성을 다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