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총에서 신임 이사가 합류한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4일 첫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는 지난달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처음 열리는 이사회다.
이날 이사회엔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해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사봉관 변호사 등 형제 측 추천 인사 5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형제 측 인사는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과반을 차지했다.
앞서 한미그룹은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둘러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임종윤·종훈 형제 간 견해차로 인해 경영권 다툼에 휩싸였다. 통합에 반대한 임종윤·종훈 형제는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며 그룹 통합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현재 송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직을 임종윤·종훈 형제가 대신하는 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관에 따르면 조직과 일상 경영, 인사 재무, 사업 행위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로 선임·교체한다.
회사 경영진 전반에도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 전 사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그룹을 떠난 임원들을 다시 불러 모으겠다"고 말했다.
송영숙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에 경영자문을 맡기고 난 뒤 23명의 주요 임원과 전문인력이 한미그룹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데 자문한 라데팡스 파트너스와는 회사 차원에서 관계 정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그룹을 떠난 임원 중 핵심인물 대다수가 새 회사로 적을 옮겨 복귀는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사회에서 한미그룹 일가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이 논의될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새 이사진 측은 OCI와의 통합 무산 이후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주주가 주식을 내다 팔거나, 담보 잡힌 주식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문제에 대해 "대주주 지분이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올 일은 없다"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측은 아직 상속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20년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타계 후 송 회장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등은 선대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2300만여 주)를 증여받아 5400억원대의 상속세를 부여받았다. 남은 상속세 규모는 총 2700억원대로, 4차 납부 기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모녀 측 상속세는 1700억원 규모로 알려졌고, 형제 측은 9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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