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C24, 역대 최대 규모 개최···1200명 참여동물실험 대체 솔루션 등 혁신 기술 소개
차광렬 차병원·바이오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은 ODC24 행사 개최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ODC조직위원회는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소재 차바이오콤플렉스 국제회의실에서 ODC24 '넥스트 노멀: 오가노이드와 함께 살기(The Next Normal : Living With Organoids)'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올해로 7회차를 맞는 ODC24는 새롭게 구성된 ODC조직위원회가 운영했다. ODC조직위원회는 국내 첫 오가노이드 기반 기술 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한국줄기세포학회, 베트남 빈멕(Vinmec)국제병원, 글로벌 동물대체시험 플랫폼 람다 바이오로직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 컨퍼런스는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빈(Vin)그룹 산하 빈멕(Vinmec) 국제병원과 동시 개최했고, 1200명 이상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특히 침샘 오가노이드와 장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인체에 투여한 로버트 콥스(Robert Coppes) 교수와 류이치 오카모토 교수 등 오가노이드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첫 번째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 오가노이드 기술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결과란 평가다.
컨퍼런스는 오가노이드 치료제 임상 사례, 혁신 오가노이드 기술, 동물실험 대체(Animal-free) 솔루션, 오가노이드의 상용화 사례 등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행사 진행 전 차광렬 연구소장, 김관영 전북특별도지사, 최동호 한국줄기세포학회 회장 등이 축사에 나섰다.
차광렬 연구소장은 "ODC 24는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세계적인 심포지엄으로 자리 잡았다"라면서 "오늘 행사는 동물대체시험법 등 오가노이드 관련 현안을 둘러싼 다양한 강연과 토론으로 이뤄져 있다"라고 컨퍼런스를 소개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법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 도지사지만 오가노이드가 펼쳐나갈 세계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찬다"라면서 "이종만 오가노이드 사이언스 사장과 깊은 인연 덕분에 이번 행사를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 출범한 특별자치도로서 전북은 한국에서 하기 어려운 비즈니스와 연구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라면서 "전북이 선도지구로서 복잡한 법과 제도 탓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부분을 여러분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최동호 회장은 "외과의사로서 수술도 하고 환자도 보고 있지만 오가노이드 기술 발전을 믿고 있다"라면서 "의료계가 힘든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연구를 열심히 해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심포지엄이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가노이드 유사체 치료제···글로벌 도입 단계
이어진 첫 번째 세션에서는 오가노이드 유사체 치료제 개발 현황에 관한 내용이 이어졌다.
첫 강연자로 나선 로버트 콥스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n) 대학 의료센터 교수는 방사선 치료로 인한 침샘 기능 저하 환자에게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활용하게 된 이유와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콥스 교수에 따르면 방사선 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자 중 약 40%가 건조증 현상을 겪으며, 약 80%에 달하는 환자가 삶의 질에 악영향을 받았다.
콥스 교수는 "오가노이드 이식 후 PET 스캔을 실시한 결과 기능이 감소된 침샘이 1년 후 재생된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즉 오가노이드가 작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두 명의 환자가 동일한 패턴으로 회복돼 구강 건조증 호전을 나타냈다"라면서 "현재까지 심각한 이상 반응은 없고, 8명의 환자에게 예후가 반복되길 기대 중"이라고 했다.
류이치 오카모토 도쿄 의과치과대학(TMDU) 교수는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오카모토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오카모토 교수는 UC(궤양성 대장염), CD(크론병)는 일본에서는 각각 22만, 7만명까지 환자가 가파르게 상승한 특발성 질환이라면서, 유럽 등과 비교시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오카모토 교수는 두 질환이 한국에서도 많은 증가세가 보인다면서 염증뿐만 아니라 조직손상까지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 오가노이드 치료를 시작한 주안점이라고 했다.
오카모토 교수는 "최근 3042명의 IBD(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게 이식을 진행했다"라면서 "2022년 7월 5일 내시경을 통해 인체 오가노이드 이식을 안전하게 완수했고 현재까지 이상반응은 관측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더 많은 기술 개발 통해 크론병 환자 치료를 구현하는 것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라면서 "향후 유전자 편집 기술도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CTO는 자사 아톰 플랫폼(ATORM Platform)을 통한 장 오가노이드 임상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CTO는 "지난해 8월 서울 근교 병원에서 내시경을 통한 임상시험 이식을 진행했다"라면서 "베체트 장염 환자에게 아톰-C 오가노이드를 투여한 결과 좋은 효과가 확인됐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환자 두 명을 대상으로 임상 진행했으며 더 많은 환자에게 진행한 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각국 연구자들이 오가노이드 혁신 연구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박용근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신근유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가 각각 홀로토모그래피, 줄기세포 기반 휴먼 오가노이드·어셈블로이드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오후 세션 시작 전에는 남인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 대표로서 축사를 남겼다. 두 사람은 동물대체시험 활성화 법안을 발의했다.
한정애 의원은 "국회에서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동물대체시험 표준화,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면서 "동물대체시험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창업화 등 관련 사례가 더 많이 제시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물대체시험, 세계적 추세···"법 개정 필요해"
세 번째 세션에서는 비영리 단체, 기업 관계자 등이 동물대체시험 솔루션에 대해 논의했다.
서보라미 한국 HSI(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정책국장은 '함께 만들어가는 첨단과학: 동물대체시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보라미 국장은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대체시험 연구비가 330% 증가해, 22년엔 연구비만 300억원에 달한다"라면서 "그러나 같은 기간 실험 동물 수는 35% 증가했다"고 했다. 서 국장에 따르면 이는 규제적용, R&D, 교육홍보, GLP·CRO 등 각 분야와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연사로 나온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는 "러쉬는 원재료조차 동물실험 사용 업체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라면서 러쉬에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기 위해 진행한 다양한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사례를 소개했다. 박 이사는 "이제 화장품을 넘어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아쉽게 이번 국회 처리는 못 하게 됐지만 법 제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오가노이드 기술 상용화 현황에 대해 기업과 학계 관계자 발표가 이어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코스맥스, 그라스메디, 젠큐릭스, 지니너스, 에이비온 관계자가 자사 기술을 소개했다.
경서연 코스맥스 BTI 책임 연구원은 오가노이드 활용 탈모 완화 치료제에 대해 발표했다. 경 연구원은 "자사 스킨 오가노이드 활용 약물 테스트 결과 탈모가 유의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했다.
박형준 그라스메디 CTO는 "오가노이드와 반려동물 사업의 결합은 오가노이드가 맞닥뜨린 여러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반려동물 사업은 진입 장벽이 더 낮고, 개발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간도 덜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 덴탈겔은 아직 초창기 독성 평가 수준이지만, 향후 사람 못지 않게 큰 반려동물 시장을 통해 오가노이드 산업의 전체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정종석 젠큐릭스 R&D 디렉터는 자사 액체생검 분자진단 검사법을 소개했다. 정 디렉터는 "일루미나의 특허가 완료된 후 코스트 낮아진 제품이 작년부터 나왔다"라면서 "현재 한 게놈(genome) 분석에 100불 정도이지만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영 지니너스 팀리더는 자사 단일세포 분석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이 팀리더는 "FACs에 비해 scRNAseq(단일세포 분석)는 세포 특성을 볼 수 있는 등 강점이 있다"라면서 "해당 기술을 활용해 BMS는 특정 바이오마커를 발견하고, 로슈는 환자 타입 상세히 분류하는 작업 등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홍석 에이비온 책임 연구원은 자사 호흡기바이러스 치료제 ABN101에 대해 소개했다. 최 연구원은 "ABN101은 다양한 적응증과 제형에 적용할 수 있다"라면서 "인간 폐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 테스트를 실행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성공적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최 책임 연구원은 "이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건조 분말 제형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지속했다"라면서 "성공적으로 예방, 치료적 목적 연구까지 이어갔다"라고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이외에 김용균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신장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난치성 파브리 신장병 치료제 개발 사례를 소개했고, 이향애 안전성평가연구소 예측독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이 비임상시험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인간 심장 오가노이드 독성 평가 플랫폼 개발 사례를 소개하는 등 국내 오가노이드 연구개발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세계 추세에 발맞춘 관련 규제와 법안 개정, 그리고 유관기관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서보라미 국장은 "동물대체시험 기술이 실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라면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현재 법사위에서 계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상희 켐토피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비시험자료 승인에 있어 부담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동물실험 줄이면서도 인간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업체 수준과 정부 평가자 수준이 상당히 올라가야 하고, 전문성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농림부와 식약처 등 각 부처별로 협업할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세션 좌장을 맡았던 오일웅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정부 일원으로서 오늘 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새기겠다"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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