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350억원 목표는 불가능"
성승용 샤페론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더샵갤러리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진행된 설명회는 성 대표의 사과로 시작됐다. 지난 2022년 10월 공모가 5000원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샤페론은 지난 23일 종가 1568원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4일 장중 한때 1540원까지 떨어지며 기록을 갱신했다.
설명회가 열린 이날 샤페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000원대 초반선을 회복했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주주들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가라앉아 있었다.
샤페론은 지난 수개월 간 불거진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회사 파이프라인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유상증자, 임직원 사퇴, 아토피 치료제 국내 2상 임상결과보고서(CSR) 비공개 논란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유증, 목표 달성 어려워
앞서 샤페론은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2655원에 보통주 1318만2000주를 발행해 350억원을 조달하겠단 계획이었다. 시장에서는 유증 결정 이후 급락한 주가에 더해 투자 심리도 위축되면서 350억원 유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상장 후 1년 6개월 동안 전 공동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직원이 이탈한 것에 대해서나, 지난 4월 회사 주요 파이프라인인 아토피 치료제 '누겔'(Nugel)의 국내 2상 임상결과보고서(CSR)를 상장 하루 전 수령하고도 1년 반 동안 시장에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 등에 대해 언론과 시장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샤페론은 설명회에서 주가하락이 여러 논란과 무관치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염려에 대해서는 해명했다.
오연삼 샤페론 CFO는 "1분기 말 기준 샤페론 현금보유액은 143억2900만원"이라며 "운영비는 월 9억원 수준으로, 연말까지 총 81억4400만원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로 임상 비용 등이 필요하고,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자는 취지 등으로 인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라면서 "유증 때문에 주가 측면에서 많은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리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 하락으로 인해 유증으로 35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실현하기는 어려워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선 "목표로 삼았던 자금조달은 현재 시점에서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최대한 주가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자산운용사 대상 IR과 자산가, 개인 투자자 대상 PR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SI, 제약사 등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비롯한 다른 자금조달 계획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당초 3월 기준 시가로 유증으로 확보할 금액은 350억을 예상했지만, 현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오늘(29일) 기준으로 200억 좀 안 되는 정도가 최대로 보이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임상 시험이기에 이외 다른 곳에 쓸 비용은 다소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투명성 이슈 사과···임직원 사퇴, 문제 안 돼
성 대표는 상장 후 1년 6개월 간 일어난 주요 임직원 사퇴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인력 교체로 인해 시장에 많은 우려가 있는 걸로 안다"며 "우려와 달리 오히려 연구개발 쪽에 많은 충원이 있었고, 특히 합성신약 분야에 인공지능 팀을 영입하는 등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라고 했다.
또 CSR 미공개와 관련해서는 "아토피 임상 CSR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논문을 통해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라며 "그러지 못해 발생한 투명성 이슈가 주가 하락 등의 원인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 만난 많은 투자역이 누겔 임상 결과가 단순하위집단 분석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논문을 먼저 발표하려던 것"이라면서 "올해 4월 논문이 제출돼서 심사 중에 있다"고 했다.
파이프라인·기술이전 현황
김형태 CSO(연구소장)는 "회사의 파이프라인 두 축은 저분자 항염증 치료제와 나노바디 면역항암제"라면서 "가장 앞선 단계인 누겔은 바이오마커 양성 환자의 경우에는 경쟁상품보다 동등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경쟁 제품 한 곳은 발암 블랙박스 경고문이 붙어 있고, 다른 곳은 통증과 피부 작열감이 있어 처방이 적은 데 반해 누겔은 임상 중 단 1건도 약물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임상을 통해 얻은 바이오마커로 환자를 구분해낸다면 아주 우수한 치료효과에 더해 약물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 장기간 고통을 줄 가능성도 회피할 수 있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샤페론 측은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이전이라면서 지난해 설립된 미국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빅파마 등과 활발히 소통 중이라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사업개발 현황 설명에 나선 이종은 CBO는 "연구 결과물 상세 실사에 나선 곳이 6개사로, 이중 한 곳은 국내사"라며 "6개사 중에는 빅파마도 있고, 국내사도 굉장히 큰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6개사 중 일부와 다음 달 열리는 바이오 USA에서 대면 미팅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성 대표는 "기술이전 규모가 빅딜이면 좋겠지만 이 부분은 불확실하다"며 "현재로서는 러닝 로얄티를 높여 받는 쪽을 생각하고 있고, 당장은 레퍼런스를 쌓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성 대표는 유증에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일부 의구심에 대해서는 "올해 10월까지 주식 담보 대출받기 불가능한 상황이고 30년을 공직 생활하다 보니 개인적 유동성 확보도 불가능했다"라면서도 "신약은 기술이전 후 다국적 제약사에서 마무리되든 샤페론에서 끝까지 진행하든 환자에게 투여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니 혹시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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