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산업은행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개최"HMM 재매각, 어느 정도 시간 지난 뒤 논의 예상""부산 이전 포기할 수 있는 문제 아냐···국회 설득은 난감"
강 회장은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매각에 성공하며 큰 짐을 덜었으나 이후 HMM, KDB생명은 줄줄이 매각에 실패했다. 또한 다양한 산업금융정책 지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는 현재 2조원도 채 남아있지 않아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부산 이전을 놓고 노조와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11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부산 이전 문제와 함께 HMM과 KDB생명 매각에 질문이 집중됐다.
우선 강 회장은 HMM 매각에 대해 현재로써는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향후 매각에 나선다면 산업은행의 입장과 더불어 정부의 해운정책과 기타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의된 안을 갖고 매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HMM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공동으로 매각을 시도했고 최종 과정에서 매각이 결렬됐다. 이후에는 양자간 향후 계획에 대해 협의된 바 없이 현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매각이 결렬됐으니 최소한 왜 그렇게 됐는지, 재추진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간이 지난 뒤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의 원칙은 구조조정이 끝난 주식은 즉각적으로 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HMM은 산업은행이 갖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산업은행이 HMM 주식을 보유 함으로써 저희 의사와 상관없이 재무재표가 조 단위로 변동을 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 은행이 HMM을 효율적으로 경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도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매각 당시 걸림돌로 떠오른 영구채 문제에 대해서는 '이익을 포기하면 배임'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강 회장은 영구채 전환이 지난번 매각 걸림돌로 작용한 것에 대한 보안책을 묻는 질문에 "매각 과정에서 영구채는 주식과 똑같이 취급된다. 영구채 시가가 5000원인데 주가가 5000원 이상이면 전환하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가 배임이다. HMM의 영구채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앞서 여섯 번이나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에 대해서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내년 펀드 만기 도래를 앞두고 KDB생명의 인수자를 찾지 못하자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강 회장은 KDB생명 매각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KDB생명은 저에게도 정말 많이 아픈손가락이다. 매각 위해 최선을 다해봤으나 원매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현실에서 내년 2월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만큼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KDB생명 가치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진행한 기업 매각 작업이 순탄하지 않았던 원인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구조조정 기업들은 주체들이 많고 매각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오고 많은 부분이 정리돼 현재 산업은행에 남아있는 건 HMM과 KDB생명 정도인데 향후 다음번 매각이 추진된다면 결렬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단 HMM은 정상기업의 매각이고 KDB생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이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승인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 상황에서 제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금 합병 조건을 바꾼다면 합병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합병 이후 상황은 산은이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합병 주체인 대한항공과 협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서는 "11일 오후 이사회에서 100대 1 감자 등이 의결됐고 회계법인의 적정성 평가에 이어 하반기에는 주식을 재상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가능하면 3년 내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부산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이전대상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부산 이전은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 회장은 이날 부산 이전을 위한 산은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조속히 신설하고 본부 산하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비롯해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국회 설득방안에 대한 질문에 "국회 설득은 저도 난감하다. 아예 듣지 않으려는 분도 있고 당의 의견에 따라 찬성하기 어렵다는 분도 있다"며 "남부권 지역을 대한민국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대의에 반대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갖고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설득 과정에 대해서도 "정부가 결정한 부산이전에 직원들이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는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최근 팀장 128명을 모아 워크샵을 가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