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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오리온, 지배구조 우등생 '미끌'···왜?

유통·바이오 식음료 ESG로 본 K푸드

오리온, 지배구조 우등생 '미끌'···왜?

등록 2024.07.16 10:58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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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지표, 롯데웰푸드 73.3%, 오리온 60%, 빙그레 66.7%오리온·빙그레, 남성 중심···롯데웰푸드, 9명 중 여성 1명사외이사 기준, 오리온 '부실'···롯데웰푸드·빙그레 체계적

초코파이로 세계 간식 시장을 이끄는 오리온의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이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오리온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 평균(62.3%)를 넘지 못 한 60%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전년과 동일한 73.3%, 빙그레는 평균치를 겨우 넘겼다.

제과·빙과업계, 주주 정책 양호···'배당 예측성' 아쉬워


오리온, 지배구조 우등생 '미끌'···왜? 기사의 사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오리온, 빙그레는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했다. 롯데웰푸드의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은 전년과 동일한 73.3%, 오리온은 13.3% 떨어진 60%, 빙그레는 첫 성적 66.7%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기업이 핵심원칙 준수 여부를 공시하고,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주주보호 원칙과 이사회 감독, 내부 감사기구의 업무 수행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올해는 핵심지표 준수 항목이 2022년과 일부 달라졌다. 감사기구에 대한 항목이 하나 줄고 주주에 관한 항목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이 추가됐다. 또 이사회에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 아님'이 생겼다. 주주환원 정책과 성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롯데웰푸드·오리온·빙그레 제과·빙과 3사는 모두 신설된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을 지키지 못 했다. 배당 기준일 이후 배당금액을 확정해 정보 제공에 충분하지 못 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3사 모두 정관 개정을 마친 만큼 향후 개선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 정책과 이에 관한 영문 자료, 중장기 배당 정책, 주주보호를 위한 정책 등에 대한 준비는 모두 우수했다. 주주 부문에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를 지킨 기업은 오리온뿐이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주주총회 2주 전 공시하고 있다.

다만 배당성향은 오리온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롯데웰푸드가 37.6%, 빙그레가 26.7%, 오리온은 13.1% 순이다. 주당 배당금도 오리온이 1250원으로 가장 낮았고, 빙그레 2600원, 롯데웰푸드 3000원 순으로 높아졌다.

'주주 환원' 우등생 오리온, 짠물배당 끝내나···이사회 부문 '부실'


오리온, 지배구조 우등생 '미끌'···왜? 기사의 사진

오리온은 2023년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이 60%로 전년 73.3%에서 13.3% 하락했다. 오리온은 올해 신설된 2개 항목 모두 충족하지 못 하고, 일부 항목은 보완했으나 일부는 해당하지 못 하면서 총 15개 항목 중 9개를 준수했다.

특히 오리온은 이사회 부문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6개 중 4개 항목이 부족했다. 우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정책은 마련했지만 연임과 관련된 세부 정책은 명문화하지 못 했고, 이번에 추가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도 지키지 못 했다.

오리온은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 등 총 5명의 이사를 두고 있다. 구성원은 전부 남성이다. 오리온은 자산 총액 2조원 미만으로 여성 이사를 선임할 의무가 없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운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이승준 대표이사가 겸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는 지키지 못 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그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 장남 담서원 상무는 미등기 임원에 올라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보상위원회로 총 4개를 운영 중이다.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이외의 위원회는 모두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사외이사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부감사부서의 '독립성'은 미흡하다. 오리온은 내부감사부서로 CRS팀을 지정하고 있다. 내부감사부서 책임자의 임면 권한은 감사위원회가 가지고 있으나 해당 조직 구성원의 인사조치 권한이 별도로 규정된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이사회 구성원의 균형은 적합하나 기존 사외이사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오리온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하지 않고, 활동에 대한 정성적·정량적 평가 기준도 없다.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 정책도 기본급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다만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평가 기준을 적용해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사외이사의 평가 결과를 보상과 연동하는 것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은 이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와 보상을 분리·운영해 사외이사가 외부 압력이나 내부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이 가장 우수한 항목은 주주 부문이지만 배당은 '짠물'이다.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2021년 11.5%(주당 배당금 750원) ▲2022년 9.6%(950원) ▲2023년 13.1%(1250원)다. 작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배당성향이 34.31%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에 못 미친다.

오리온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순이익이 아닌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배당하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별도 잉여현금흐름의 20~60%를 배당 규모로 정하고 있는데, 잉여현금흐름은 제무제표상 표시되지 않는다. 오리온은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배당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다만 오리온은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연결기준 배당성향 20% 이상으로 배당규모를 변경해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997억원이다. 작년보다 올해 순이익이 성장할 경우 오리온의 배당금은 2배 이상 증가할 걸로 예상된다.

글로벌 국민 간식인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오리온은 매출 60% 이상이 해외 법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초코파이 해외 연매출은 2021년 5000억원을 넘겼다. 베트남 법인에선 2022년부터 2년 연속 배당금을 국내 반입하는 '자본 리쇼어링'을 통해 2000억원 이상을 수령했다. 오리온은 해당 배당금을 국내 물류센터 건립과 주주 환원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 신동빈 '옥중 경영' 해소···임원 9명 중 여성 1명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웰푸드는 작년과 동일한 지배구조 핵심지표준수율 73.3%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취약했던 이사회 부문을 작년 일부 보완했으나 주주 부문에서 추가된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을 반영하지 못 해 제자리걸음했다.

롯데웰푸드는 이사회 부문에서 6개 항목 중 4개를 지켰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사외이사 과반수를 충족했다. 또 이사회 성별구성 특례 적용기업으로 9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을 턱걸이 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은 이창엽 대표이사가 겸직해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는 준수하지 못 했다. 이사회 운영상의 효율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수위원회 ▲ESG위원회가 있다. ESG위원회는 과반이 사외이사(7명 중 5명), 이외에는 전원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보완한 항목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임원 평가, 2022년 지배구조헌장 개정을 통해 검증된 인력을 선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예외적으로 신동빈 롯데 회장을 사내이사로 두고 있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국정농단과 업무상 배임죄 등 유죄 판결이 확정됐으나,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속 수감 중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같은 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2022년 지배구조보고서에선 해당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걸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는 "기업지배구조헌장 제5조4항에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는 임원으로 선임하지 아니함을 명시했으나 예외를 적용했다"며 "그룹 회장으로서 책임경영의 원칙을 이행하는 것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회사 성장에 기여한 바가 크고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할 적임자로 판단돼 중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매년 내부에 마련된 평가 기준표에 의거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기여도와 전문성, 적극성 등을 개별 평가한다. 보수의 경우 보수위원회를 통해 이사회 각 임원의 성과 평가에 연계된 구체적인 보수를 산정·공개하고, 이사회 의사록과 녹취록, 개별이사별 기록도 관리해 투명성을 제고한다.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간식 시장은 물론 K-빙과 인기에 힘입어 수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빼빼로의 해외 연매출은 2000억원을 넘겼다. 주요 해외 시장인 인도법인에선 작년 10월 초코파이 생산 라인을 증설했고, 빙과 생산시설 증설도 추진 중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작년 23%에서 2027년까지 최대 5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빙그레, 평균 넘긴 첫 성적···'남성' 중심 이사회


오리온, 지배구조 우등생 '미끌'···왜? 기사의 사진

빙그레는 자산 총계 1조원이 넘으면서 2023년 기업 지배구조보고서를 처음 발간했다. 첫 성적은 66.7%로, 15개 항목 중 10개를 지켰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336곳) 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인 62.3%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빙그레가 미흡한 부문은 역시 이사회 부문이다. 빙그레는 4명의 사내이사와 2명의 사외이사로 총 6명의 이사를 두고 있는데, 전원 50대 이상의 남성이다. 이사회 성별구성 특례 적용 의무가 없어서다. 이사희 의장은 전창원 대표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과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지 여부'를 지키지 못 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등기이사로, 장남인 김동환 사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빙그레는 이사회 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사회 전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체제로 운영돼 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역시 운영하고 있지 않으나 이사회 추천과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된 상근감사 1명이 업무를 수행한다. 감사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과 내부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 및 연임에 대해선 철저한 기준을 따르고 있다. 빙그레는 이사회 외부에서 사외이사 2명과 관련 부서 임원 2명으로 구성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했다. 연 1회 후보군 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 검토 및 주주총회 승인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이사회 성과 평가 및 운영도 체계적이다. 사외이사는 선임 후에도 개별 평가를 통해 재선임 시 반영하고, 활동 시간 등을 고려해 보수를 산정한다. 임원보수 정책 역시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정기이사회를 매분기 1회 이상 개최하고, 이사회 의사록과 녹취록도 기록·보존, 개별이사별 기록도 관리한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성과 인센티브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은 임원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임원의 성과 및 기여에 대한 대가로서 회사 영업이익 목표 기준 달성 시 연 1회 개인 평가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연속적인 성과 창출(장기성과인센티브)을 위해 지급액을 3개년으로 분할해 지급하고 있다"며 "임원의 보수지급기준은 사업보고서에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대표 브랜드인 바나나맛 우유와 메로나의 글로벌 인기로 역대 최대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빙그레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해외 매출은 44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9%를 차지했다. 이중 빙과 품목이 243억원으로 절반 이상이다. 빙그레는 해외판매 법인 설립 계획은 없으나 수출국은 지난해 30여개국으로 1년 만에 약 10개국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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