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겨냥한 듯한 파격적인 쓱배송클럽 출시배송비 부담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그로서리 특화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클럽'(쓱배송클럽)을 내놓은 것은 '탈(脫)쿠팡족'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훈학 대표가 탈쿠팡족을 유치하기 위한 이커머스 무료배송 기준 완화 경쟁에 자사만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SSG닷컴은 지난 14일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 쓱배송 클럽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쓱배송클럽 주요 혜택으로 무료배송 기준 완화를 내세웠다. 쓱배송클럽 회원들은 쓱배송과 새벽배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배송 쿠폰 3장을 받을 수 있다. 최저주문금액은 1만4900원이다.
멤버십 혜택 중 눈 여겨 볼 항목으론 '멤버십 갈아타는 고객 1만5000원 지원'이 있다. 쓱배송클럽 가입자가 경쟁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캡쳐해 이벤트 페이지에 올리면 SSG머니 1만5000원을 제공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오는 8월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쿠팡 탈퇴를 고민하는 '탈쿠팡족'을 노린 이벤트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경쟁사 멤버십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 초부터 업계에서는 SSG닷컴의 무료배송 기준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었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SSG닷컴과 G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냐"며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 시키고 무료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냐"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 회장의 신년사 발표 6개월 만에, 최 대표 취임 약 한 달 만에 SSG닷컴 무료배송 기준이 낮아졌다.
쓱배송은 뛰어난 물류망을 활용한 그로서리 특화 멤버십이라는 점에서 쿠팡의 서비스와 결을 같이한다. 멤버십 다양화, 고도화를 통해 신규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은 락인(Lock-In)한다는 전략이다.
쿠팡이 물류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듯 SSG닷컴 역시 물류망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2014년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비한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처음 설립했고 현재 김포와 용인에 3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전방위 협업에 나서며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량도 상당 부분 CJ대한통운이 담당할 예정이다. 여기에 SSG닷컴이 운영하는 김포 네오(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이관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그만큼 그룹의 물류망에 대한 자신감은 크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만 전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새 멤버십으로 주문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동시에 배송비 부담이 수익성이 악화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무료배송 기준 완화는 사실상 '양날의 검'이란 평가다. SSG닷컴이 법인 설립 이후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SSG닷컴 영업손실은 2021년 1079억원, 2022년 1112억원, 2023년 10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폭을 82억원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이 1000억원이 넘는다.
결국 SSG닷컴은 무료배송과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이 사실상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SSG닷컴이 1달에 3번만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무료배송 기준이 낮아졌지만, 1달에 3번 제공되는 무료배송이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익성만 고민하다가는 무료배송 경쟁력에서 밀려 쿠팡을 따로잡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 후 보름만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데다가 다시 보름도 되기 전에 경쟁사를 저격한 멤버십을 낸 점을 미루어보아 최 대표가 칼을 제대로 빼 들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 대표가 취임시 '상품 경쟁력과 신규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공격적인 행보를 시사했듯이 수익성 개선은 물론 마케팅과 영업 전략에서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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