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證 순익 42% 급감···부동산 PF충당금 선제적 적립 영향대형사 상반기 실적과 대비···부동산금융 중소형사 실적 우려 커져6월부터 PF 사업성 평가 기준도 바뀌어 하반기 전망도 깜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증권은 상반기 순익 251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4% 하락한 수치다. 반면 앞서 발표한 KB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3761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수치로 반기 최대 실적이다. 뒤이어 공시한 NH투자증권은 15.2% 성장한 4226억원을 거뒀다.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부동산 PF 사업 비중 차이에 있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금융 중심의 투자은행(IB) 영업기반을 확대해오며 성장한 증권사다. 각 사업부문별 순영업이익 비중은 2022년 기준 IB 40%, 투자중개 20%, 자기매매·운용 30%, 자산관리 10% 수준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지난해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을 쌓으며 IB부문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충당금이란 받아야 할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파악한 손실액을 미리 장부에 반영하는 과목으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충당금이 늘면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된다.
특히 부동산금융 중심의 중소형사 피해규모가 컸는데, 실제 현대차증권은 2023년 기준 사업부문별 영업순수익 중 IB 비중이 5%로 2년 만에 35% 포인트(p)나 줄었다. 대손충당금 규모도 2022년 42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23억원으로 163% 늘었다. 이에 순익은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9% 하락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2분기 순익 하락 이유에 대해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신규딜이 축소했고,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의 실적 발표 후 SK증권,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부동산금융 중심 중소형사들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1분기 기준 각각 60%, 80%, 77.7%에 달한다.
이들은 부동산PF 여파로 추가적인 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당기순손실 130억원, 64억원을 기록했으며, 다올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92% 하락한 83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SK증권은 충당금 680억원, 다올투자증권은 939억원(사모사채 평가손실 포함), 하이투자증권은 2011억원을 쌓았다. 2022년 대비 각각 63%, 483%, 28%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에도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보면서 SK증권, 하이투자증권등은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2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BNK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이 2분기에만 20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PF 평가 강화로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주 내용은 사업성 평가를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강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악화 우려' 사업장만 부실로 분류됐는데, 이제는 '부실 우려'와 '유의'가 부실에 속한다. 이에 따라 PF 사업장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중소형 증권사 부담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 평가본부 금융 1실장은 "중소형사 경우 고위험 PF 익스포져 부담이 높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우발부채에 대한 충당금적립이 미흡한 상황으로 지방·중후순위·브릿지론·비주거 익스포져가 많은 중소형사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담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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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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