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보안 감점 완화 건의에 한화 계열 4사 등 7개사가 참여했다"며 "허위 사실 유포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이러한 행위가 신속하게 시정돼야 한다"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6월 왕 전 청장의 비위 관련 첩보를 입수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그를 입건하고 압수 수색하는 등 1년 넘게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골자는 왕 전 청장이 2020년 5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기본설계 입찰 전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2019년 9월 무기체계제안서 평가업무지침을 개정해 보안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0.5~1.5점을 감정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해당 규정 변경으로 기본설계 입찰 당시 KDDX 기밀 자료 유출 사건에 연류됐던 HD현대중공업은 감점 없이 경쟁 업체인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한 입건자는 왕 전 청장을 포함해 2명으로, 또 다른 1명은 방사청이나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HD현대중공업은 의견서에서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게 유리하도록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완화해줬다'는 주장은 방사청이 2020년 7월 경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입찰 결과를 공개했을 때부터 한화오션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주장"이라며 "이후 한화오션이 제기한 민사가처분(법원)과 국민감사청구(감사원)를 통해 그 허구성이 여실히 확인된 사항"이라고 했다.
또한 "2019년 9월 이뤄진 보안사고 감점 규정 개정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무조정실의 권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당시 국민권익위에 보안사고 감정 규정 개정과 관련한 고충 민원을 신청한 방산업체는 총 7곳(㈜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퍼스텍, HD현대중공업)이다"라며 이 가운데 4개 회사가 한화 계열사다"고 설명했다.
이어 "KDDX 사업과 관련한 협력업체 선정은 기본설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2022년 하반기)에나 가능했는데 2019년 9월 이뤄진 보안사고 감점 개정과 그로부터 3년 이상 지난 시점에 결정되는 협력업체 선정을 연관시키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며 "2020년 12월 퇴임한 왕 전 청장을 위해 HD현대중공업이 특정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했다는 것 역시 설득력이 결여돼 있다"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사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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