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영업·슈퍼리치 공략 위한 럭셔리 카 경쟁 본격화마세라티·랜드로버·마이바흐, 잇달아 억대 신차 출시"탈 만한 가치 있는 수입차라면 비싸도 과감히 지출"
새롭게 등장한 고급형 신차의 가격은 1억원대 초반부터 3억원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이들 고가 수입차가 잇달아 등장하는 것은 각 업체가 추진하는 '하이엔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구매하는 이들의 숫자는 적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큰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셈이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판매가격이 1억원을 초과하는 수입차들이 잇달아 공개돼 이미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억대 신차 경쟁의 포문을 연 곳은 체제 개편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을 노리는 마세라티다. 올 하반기부터 스텔란티스코리아 산하 사업부로 편입돼 새롭게 영업에 나선 마세라티코리아는 뉴 그란투리스모와 뉴 그란카브리오 등 신차 2종을 공개했다.
쿠페형 스포츠카인 뉴 그란투리스모는 모데나와 트로페오 등 2개의 트림으로 나뉘는데 모데나 트림은 2억4425만원이고 트로페오 트림은 3억225만원이다. 또 컨버터블 자동차인 뉴 그란카브리오는 트로페오 단일 트림의 판매 가격으로 3억1225만원을 책정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JLR코리아)도 1억원대가 넘는 가격의 신차를 내놨다. JLR코리아는 지난 18일부터 7인승 대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연식 변경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중 D300 다이내믹 HSE 트림과 P360 다이내믹 HSE 트림 등 2개 모델의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 D300과 P360의 가격은 각각 1억1990만원과 1억2760만원이다. 이전 제품인 2023년형 모델에 비해서 D300의 가격은 다소 내려간 반면 P360의 가격은 소폭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고급형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최초의 순수 전기 SUV인 EQS-SUV를 공개했다. 마이바흐의 첫 전동화 모델인 이 차의 가격은 2억2500만원이다.
토요타자동차의 고급형 브랜드인 렉서스 역시 국내 의전용 다목적 자동차(MPV)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하고자 럭셔리 미니밴 LM을 내놨다. 이 차도 1억원 이상의 가격이 매겨졌는데 6인승 이그제큐티브가 1억4800만원, 4인승 로열 트림이 1억9600만원에 이른다.
이에 질세라 폭스바겐도 준대형 SUV인 투아렉 3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 중 출시될 신형 투아렉의 가격도 1억원을 넘는데 프레스티지 트림이 1억99만원, R-라인이 1억699만원에 판매될 예정으로 현재 사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한 달 사이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신차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하이엔드 수입차 시장 내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사실 앞서 언급된 1억원대 이상의 고가 차들은 구매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적이다. 대부분은 법인이 구매하거나 억대의 지출이 가능한 소위 '슈퍼 리치'가 지갑을 열지 않는 한 이들 차를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각 수입차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억대의 고가 모델을 내놓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시장 안팎에 적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하이엔드 수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어떻게든 새 차를 살 사람은 산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도 구매 현황이 집계가 되기 때문에 각 업체로서는 적게 팔더라도 부수적으로 볼 수 있는 이익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렉서스코리아가 MPV LM500h의 최근 계약 현황을 공개한 바에 따르면 500대 이상의 계약이 이미 이뤄졌으며 이중에 약 60%인 300대 안팎은 고가 트림인 4인승 제품을 택했다. 탈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된다면 가격이 얼마가 됐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것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다.
아울러 초고가 제품 판매를 통해 각 브랜드의 가치를 더 고급스럽게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의 차원에서 억대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중적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수입차가 갖고 있는 특성을 고려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행보로 풀이할 만하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과거보다 수입차 시장도 확실히 대중화됐고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는 생활 문화가 퍼진 만큼 조금 비싸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차, 흔치 않은 차를 타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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