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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실적 악화에 후판값 인하까지···철강업계 '첩첩산중'

산업 중공업·방산

실적 악화에 후판값 인하까지···철강업계 '첩첩산중'

등록 2024.08.01 14:30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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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후판가, 90만원 초반 대 추정···소폭 인하철광석 가격 하락세 및 중국산 저가 후판 공세 영향2분기 철강업계 실적 부진···하반기 수익 반등 주목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올해 상반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번 후판 가격은 소폭 인하된 수준으로 책정됨에 따라 조선업계의 가격 부담은 줄었으나, 철강업계의 수익 개선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와 철강업계(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의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이 지난달 말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후판가는 톤(t) 당 90만원 초반대로 책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에 사용되는 주요 재료다.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후판값 협상 결과에 따라 마진율이 변동될 수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 후판 가격은 각각 톤(t) 당 약 100만원, 90만원 중반대로 합의된 바 있다. 업계 특성상 후판 협상 가격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대비 가격이 소폭 인하됐다는 후문이다. 상반기 후판가 협상의 경우, 통상적으로 5월 정도에 매듭짓지만 올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이견 차이가 극명한 탓에 7월 말까지 지연됐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가 협상이 7월 말에 마무리된 것이 맞다"라며 "후판 가격은 소폭 인하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 결과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량 증가의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144.16달러(19만9000원)에서 지난달 30일 기준 106.25달러(14만5200원)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하락세로 철강업계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후판 가격 인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중국의 저가 후판 공세도 협상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2021년 31만2000톤(t), 2022년 59만9000톤(t), 2023년 112만톤(t)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물량 증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국산 후판 가격이 비싸다는 근거를 대며, 가격 인하를 줄곧 주장해왔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 절반 정도 생산 중인 중국에서 많은 덤핑이 일어나고 있어 우리도 중국산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리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후판 가격 인하로 조선업계의 가격 부담은 완화됐으나, 시황 악화를 맞고 있는 철강업계에는 또다시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2분기 실적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여러 겹악재로 향후 철강사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철강 3사 중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하락한 752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은 각각 980억원, 405억원으로 전년, 전 분기와 비교해 낮은 성적을 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후판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인하에 대한 조선업계 논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철강업계가 하반기 수익 개선을 이루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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