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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장위14구역, 또다시 표류하나···임직원 횡령·배임 정황에 경찰 수사 착수

부동산 도시정비

[단독]장위14구역, 또다시 표류하나···임직원 횡령·배임 정황에 경찰 수사 착수

등록 2024.08.05 17:46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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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절차 없이 사무실장 월급·상여 인상···서울시, 실태조사 후 '수사 의뢰'이사·감사 수당 과지급 확인하고도 미환수 의혹···서울시서 '환수 조치 시정명령'조합설립 후 14년간 표류한 장위뉴타운 '마지막 퍼즐'···조합 내홍 재점화 조짐

장위14구역, 또다시 표류하나···임직원 횡령·배임 정황에 경찰 수사 착수 기사의 사진

성북구 장위뉴타운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장위14구역이 또다시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서울시‧성북구의 합동 실태점검 결과 문제가 발견돼 수사 의뢰가 되는 등 조합 운영에 문제가 발견돼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암경찰서는 서울시‧성북구청이 지난 6월24일 접수한 수사 의뢰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17년 서울시 점검 시 조합의 직원(사무실장)에게 원래 월급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했다가 환수 권고를 받았지만, 이번 점검에서도 여전히 환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번 수사는 지난 4월 진행된 서울시와 성북구청의 실태점검 조치계획에 따른 것이다. 조치계획에 따르면, 장위14구역은 위의 수사 의뢰와 환수 권고를 포함한 총 13건의 지적 상황이 발생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조합의 소명 의견을 제출받았고, 소명 정도에 따라 행정지도와 수사 의뢰 등의 처분을 한 것"이라면서 "7월8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고의성 여부에 따라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해당 직원이 조합에서 예산집행 등 행정 처리 전반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2017년 실태조사 당시 단순 '환수 권고'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횡령보다는 권고 미이행의 고의성 여부에 따라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실태점검에서는 이번 수사 의뢰 외에도 조합 이사와 감사에게 수당이 잘못 지급되거나 중복지급 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시는 감사 3명이 받은 감사수당 총 400만원과 이사 3명에게 지급된 이사회비 총 160만원을 환수하도록 권고했다.

감사수당에 대해서는 동일한 내용의 보고서를 월별 보고서와 분기 보고서로 나눠 제출하고 수당을 지급한 것이 중복 수령에 해당한다고 봤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장위14구역 감사는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감사수당으로 매년 50만원을 받고 추가로 분기별 감사수당 25만원을 수령했다. 서울시는 분기별 감사는 매월 실시한 감사와 같은 날 실시한 것으로 월별 감사를 취합한 것에 불과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

이사회는 이사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사회비가 지급된 것이 문제가 됐다. 다만 현재까지 환수되지 않은 이사회비 3명, 총 4월 치는 환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사회비를 받은 이사 A 씨는 이미 2016년 8월 매매를 해 조합원이 아닌 상태다. B 씨는 2019년 사망했다.

지적 사항에는 예산집행에 관해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은 문제들이 다수 포함됐다. 위법‧부당한 사용을 막기 위해 대의원회에 사용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 법인 체크카드 내역을 보고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반드시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선정해야 하는 예산 5000만원 이상의 용역을 이사회에서 대의원회와 총회를 거치지 않고 선정한 것도 시정명령을 받았다.

조합은 대부분의 지적 사항을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조합관계자는 "서울시 지적 사항 대부분이 이미 해결돼 조합이 정상화된 상황"이라면서 "연말에 사업 시행계획 총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합원들 사이에선 조합을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조합장 등 집행부를 해임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A 씨는 "조합설립 후 14년간 조합을 운영하면서 집행부가 받아 간 월급만 수억 원인데, 이조차도 절차를 무시하고, 조합 임원과 직원들이 서로 야합해 돈을 더 받아온 셈"이라면서 "조합에선 조합이 교체되면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하는데, 14년간 표류하며 장위뉴타운 꼴찌를 만든 조합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장위14구역은 지난 6월 조합장 해임총회가 추진되는 등 조합 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불발됐지만, 해임을 추진했던 조합원들은 다시 해임총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현숙 장위14구역 비상대책위원장은 "해임총회 추진 당시 조합에서 총회에 참석하려던 조합원들에게 고소‧고발을 들먹이며 참석을 못하도록 종용하고 총회장 앞에 용역과 친위대를 내세워 입장을 막아서기도 했다"면서 "조합이 떳떳하다면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14년간의 사업 지연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위14구역은 성북구 장위동 일대 14만5174㎡에 31개 동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공동주택 2469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구역이 해제된 지역을 제외하면 사업 진행이 가장 늦어, 남측에 위치한 15구역과 함께 장위뉴타운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지난해 말 건축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SK에코플랜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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