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유류할증료 하락 효과···멀어진 일본, 가까워진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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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하락 효과···멀어진 일본, 가까워진 유럽

등록 2026.06.25 07:33

양미정

  기자

일본·동남아 집중 수요, 장거리 지역으로 일부 이동7월 대한항공 장거리 유류할증료 10만원가량 인하여행사 하반기 장거리 상품 및 서비스 품질 강화해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유럽행 항공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동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두 달 연속 내려가면서 그동안 일본·동남아에 쏠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9단계로 내려간다. 지난 5월 33단계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4단계 낮아진 것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했던 항공유 가격이 최근 안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에 따라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권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최소 4만6400원에서 최대 34만4000원으로 조정된다. 뉴욕·댈러스·보스턴 등 미주 노선의 경우 6월 45만1500원이던 유류할증료가 7월에는 34만4000원으로 낮아진다. 5월과 비교하면 편도 기준 약 22만원, 왕복으로는 40만원 넘게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유류할증료 인하 효과는 장거리 노선에서 더욱 크다. 일본이나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은 할증료 비중 자체가 크지 않지만 유럽과 미주 노선은 항공권 총액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폭의 인하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변화는 장거리 여행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그동안 해외여행 시장은 사실상 일본이 주도해왔다. 엔화 약세가 장기간 이어진 데다 짧은 비행시간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 덕분에 일본은 고물가·고환율 시대의 대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여행수지 적자는 57억달러를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관련 여행지급은 84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여행수입은 27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946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약 70% 증가했다.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365만명에 그쳤다. 엔저와 항공편 확대가 맞물리면서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류할증료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여행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높은 항공권 가격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미뤘던 수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모두투어에 따르면 미국·이란 휴전 기대감이 커졌던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해외여행 예약률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가 62%, 베트남이 38% 늘었고 유럽 예약률은 122% 급증했다.

여행업계는 이를 단순한 여름 휴가 수요 증가가 아니라 억눌렸던 장거리 수요가 되살아나는 초기 신호로 보고 있다. 다만 장거리 여행은 환율과 휴가 일정, 현지 체류비 등의 영향을 함께 받는 만큼 추석 연휴와 겨울 성수기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사들도 하반기 장거리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유럽·미주 등 중장거리 상품을 강화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상품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항공권 가격 부담이 낮아질수록 단순히 싼 상품보다 일정과 서비스 품질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본 강세가 당장 꺾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저 효과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풍부한 항공편과 짧은 비행시간 등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과 직장인의 단기 휴가 수요는 당분간 일본과 동남아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번 유류할증료 인하가 일본 수요를 대체하기보다 새로운 장거리 수요를 끌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일본이 해외여행 시장을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는 유럽과 미주 노선이 조금씩 존재감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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