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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심 깊어진 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 인수' 어디로 가나

산업 자동차

고심 깊어진 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 인수' 어디로 가나

등록 2024.08.14 06:0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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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예정된 본계약 체결 무기한 연기···인수 가격 과다 책정 논란한국타이어 '어닝서프라이즈'···반면 한온시스템 '반토막' 실적 부진연내 딜 마무리 미지수···"시너지 불분명·높은 인수가··투자자 실망"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주도적으로 한온시스템 인수를 추진하면서 경영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주도적으로 한온시스템 인수를 추진하면서 경영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실적 고공행진으로 지배력을 굳혀가던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비즈니스 전략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던 조 회장의 구상은 한온시스템 주가 급락·노조리스크·영업이익 급감 등 예상치 못한 악재들로 인해 미궁에 빠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맺기로 했던 주식매매계약(SPA) 본계약 체결 시한이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3일로 예상했던 유상증자 납입도 함께 미뤄졌다.

앞서 지난 5월 한국타이어는 이사회에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12.2% 등 한온시스템 지분을 총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이번 한온시스템 경영권 인수에 대해 "10년 전부터 전기차 시대를 내다본 조현범 회장의 남다른 혜안과 치밀한 비즈니스 전략이 만들어 낸 미래 성장 전략의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주도적으로 한온시스템 인수를 추진하면서 경영권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고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경우 국내 재계 서열 20위권으로 상승하는 동시에 조 회장이 지향하는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에도 큰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타이어가 자평했듯 조 회장은 일찌감치 한온시스템의 성장가능성을 확신하고 2014년 한온시스템 최초 지분 인수에 참여해 지난 10년간 공을 들였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한국타이어 이사회 내부적으로 한온시스템 인수에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자칫 딜 자체가 어그러지거나, 계약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의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세계 2위 기업이다. 자동차 공조·열관리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9조5593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외 공장 실사까지 마친 한국타이어가 막판 인수에 급제동을 건 이유는 한온시스템의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인수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발표 당시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 보유 지분 1억3345만주를 주당 1만250원에,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는 주당 5605원에 각각 취득키로 했다. 하지만 당시 1주당 6490원이었던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는 3985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한국타이어가 1000억원 이상 더 쓰는 셈이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으로 기업 가치에 물음표가 붙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으로 수요가 줄자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715억8100만원에 그쳤다.

여기에 10주가량 진행한 현장 실사 과정에서 한온시스템의 우발부채도 발견되기도 했다. 한온시스템 노동조합이 전방위로 인수 협상 저지에 나서도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18%대의 높은 수익성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시기에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해 보이는 한온시스템의 지분을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의사결정에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며 "한온시스템 인수가 명확해진 후 본업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신뢰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번 딜을 조 회장이 주도하는 만큼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의 2대 주주로 한앤컴퍼니와 긴 시간 친밀한 관계를 쌓아온 데다가 조 회장으로서도 리더십을 입증해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무사히 딜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주 인수가에 대한 내부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인수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이사회 결정 이후 본계약 체결 및 대금 납부, 양수도 계약 체결은 물론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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