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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CJ에 책임 떠넘긴 경기도···'K컬처밸리' 무산은 누구 탓?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CJ에 책임 떠넘긴 경기도···'K컬처밸리' 무산은 누구 탓?

등록 2024.08.14 16:23

수정 2024.08.14 16:24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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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도민 청원에 'CJ 책임론' 반복CJ "답변 안한 건 경기도···사업 무산 책임 부당"

'K-컬처밸리' 사업이 무산됐다. 세계 최초 K-팝 전문 아레나 공연장 등을 비롯, K-콘텐츠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레나 조감도. 사진=CJ라이브시티 제공'K-컬처밸리' 사업이 무산됐다. 세계 최초 K-팝 전문 아레나 공연장 등을 비롯, K-콘텐츠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레나 조감도. 사진=CJ라이브시티 제공

경기 북부 최대 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K-컬처밸리' 사업을 두고 경기도와 사업 첫 시행사였던 CJ라이브시티 간 진실 공방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최근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의지 부족으로 사업협약 해제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CJ라이브시티가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다.

14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도민 1만758명이 참여한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 제목의 도민 청원에 대한 답변을 도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도민 청원 참여 인원이 1만명을 넘으면 30일 이내에 도지사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김 지사는 답변문을 통해 지난 8년간의 사업 추진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고양시와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TF를 구성해 구체적 실행 계획과 사업성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9월 중에는 전담조직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전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사업계획에 대한 변경 없이 신속하게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약 해제 경위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선 경기도는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을 다했지만,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의지 부족으로 사업협약 해제가 불가피했다며 CJ라이브시티의 책임론을 반복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도 사업 추진 의지가 분명하다면 CJ 측과도 다시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CJ라이브시티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는 일방적인 사업협약 해제 이후 그 원인을 CJ라이브시티에 떠넘기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CJ라이브시티는 "이미 경기도의 일방적인 사업협약 해제 통보에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며 "그럼에도 경기도는 당사의 책임으로 협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해제 사유를 문의하는 공문에는 한 달 넘게 대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CJ라이브시티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기도의 사업추진 의지가 부족했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CJ라이브시티는 "당사는 불가피한 지체 사유가 없는 부분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경기도는 당사가 2021년 10월 착공한 아레나가 한국전력의 전력공급 불가 통보로 공사 중단되기까지 정상적인 공사를 통해 공정률 17%를 달성한 사실이나 K-컬처밸리와 같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은 사업 기획부터 주변 인프라 조성, 사업계획에 따른 순차적인 부지별 인허가 과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에는 입을 닫고 있다"고 했다.

사업 계획 변경은 K-컬처밸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고양시는 물론 경기도와도 줄곧 협의해 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경기도 측이 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 진행에 따른 사업 지연 및 사업계획 과정 중 발생한 인허가 승인 지체까지도 CJ라이브시티의 잘못이라고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CJ라이브시티는 "당사는 이미 공식 입장문과 언론 문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업 성공을 위한 노력과 의지를 누차 밝혀왔으며, 경기도의 해제 통보 이후에도 아레나 공사 재개를 위해 경기도와 직간접 접촉을 통한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며 "이런 노력에도 경기도의 경직된 행정으로 사업 정상화가 점점 요원해지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CJ라이브시티는 앞으로도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에 책임 떠넘긴 경기도···'K컬처밸리' 무산은 누구 탓? 기사의 사진

한편,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2020년 6월 기준)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공식적으로 사업협약 해제의 원인이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의지는 2015년 등록된 법인 형태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민관합동 공모사업은 통상 PFV 및 SPC가 주체가 되지만, CJ라이브시티는 사업협약 직후 CJ그룹의 신규 계열사 법인으로 설립됐다. '문화보국의 사명을 이어받은 숙원사업'이라는 조명을 받으며, 장기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해왔다.

또한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AEG의 투자를 유치했다. AEG는 美 크립토닷컴 아레나, 英 O2아레나 등의 운영사로, 아레나 및 컨벤션 센터 등 주요 복합문화시설의 개발, 임대, 시설 운영 등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글로벌 전문 기업이다. AEG는 2019년 최초 MOU 체결 후 CJ와의 공고한 신뢰·협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4월 아레나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도 아레나 건축 설계 및 시설, 활용 계획 등 실질적인 운영 기획을 진행해왔고, 최근까지도 CJ라이브시티와 아레나 JV(합작법인) 설립 및 고양시 내 한국 사무소 개설도 준비 중이었다.

CJ라이브시티와 AEG의 시너지에 기대감이 커진 국내외 수많은 파트너사들도 투자·협력 관계 구축에 참여해왔다. 아레나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은 책임준공 확약서를, 5개 대형 금융기관은 투자 의향서를, 세계적인 K-팝 댄스 크루 등도 사업 참여 협력의향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토부 조정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의향 및 계획을 사전에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역시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손을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대외에 알려진 CJ의 자금 조달 현황도 사실과 다르다. CJ라이브시티에 따르면 전체 투자비 약 2조원 중 약 40%에 달하는 7800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이미 토지 매수비 및 내년도 토지 대부료까지 모두 완납한 상황이었다.

지난 2월에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2000억원 CP를 발행했고, ENM 신용평가등급 역시 A1으로 우량해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투자 의향을 밝힌 총 5개의 대형 금융투자기관 역시 국토부 조정위를 통한 사업여건 개선을 전제로 PF 실행을 앞두고 있었다.

아레나가 조성되는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땅이 전력 공급 불가로 개발이 안되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주장하는 8년간 3%의 공정률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CJ라이브시티에 따르면, 아레나를 앵커시설로 하는 현재의 사업계획이 경기도의 승인을 받은 이후로 사업은 계획에 맞춰 정상적으로 추진돼 오고 있었다.

계획된 공기는 총 36개월로, 2021년 10월 착공 후 한전의 전력공급 불가 통보가 불가항력적 대외 변수로 문제가 되어 중단되기 전까지 약 17%의 공정률로 공사는 1년 반 동안 순탄하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CJ라이브시티와 같은 10만평 부지를 개발하는 복합개발사업은 공사 시작 전 전체 부지에 대한 사업기획 및 전력공급, 수질개선 등 인프라 여건에 따른 기본설계, 사업계획에 따른 순차적인 부지별 인허가 후에 착공으로 연결된다. 착공 이전의 모든 절차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하게 착공 이후 단계에서의 가시화된 공사 진척률 3%라는 숫자만으로 사업 의지를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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