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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담·혁신·포용···韓 양궁 성공신화 이끈 '정의선 리더십' 재조명

산업 자동차

대담·혁신·포용···韓 양궁 성공신화 이끈 '정의선 리더십' 재조명

등록 2024.08.19 14:5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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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궁 3개 종목(여자개인·여자단체·혼성단체) 금메달리스트 임시현(사진 왼쪽), 양창훈(오른쪽 셋째)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궁 3개 종목(여자개인·여자단체·혼성단체) 금메달리스트 임시현(사진 왼쪽), 양창훈(오른쪽 셋째)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전종목을 석권하자 대한양궁협회를 책임지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성원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남다른 철학이 우리 양궁의 성공 신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19일 경영학계 등에서는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의선 현대차 회장 경영 리더십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대담성과 혁신성, 포용성 등을 꼽는다.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데 신경을 쏟았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양궁인과 사려 깊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했다.

먼저 정의선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발전시켰다. 모두가 인정하는 양궁협회의 공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확고히 한 셈이다.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오랜 기간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양궁협회는 지연·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과 거리를 뒀다. 국가대표팀을 꾸릴 때 이전의 성적을 배제하고 철저히 지금의 경쟁을 통해 선수를 선정하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국가대표가 되려면 3차에 걸친 선발전과 2번의 평가전을 치르는데, 과녁에 최종적으로 꽂힌 점수만 그 기준이 된다.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를 미리 찾고자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과 청소년, 후보, 상비군, 국가대표에 이르는 시스템을 체계화하기에 이르렀다.

파리대회 3관왕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한 외국 기자의 질문에 "체계적 육성 시스템, 공정하고 깨끗한 양궁협회, 선수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정의선 회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임시현 선수.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임시현 선수.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이와 함께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 전략으로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2012년 런던대회 직후 정의선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선수 훈련과 장비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최강 궁사'의 실력에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적용해 장비 성능을 강화하고 정신력 강화 같은 경기 외적인 변수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양궁협회 회장사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모색했고, '2016 리우 올림픽' 때부터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을 적용했다. 파리 올림픽 준비 과정에 활용된 개인 훈련 지원 로봇이 대표적이다. 소음 속에서 실전처럼 활을 쏘는 훈련 방식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도쿄 올림픽에선 양궁 경기에 '심박수 중계'가 등장하자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의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조직 내 소속감 형성과 신뢰를 구축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파리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남녀 선수들은 한결같이 정의선 회장을 언급했다.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정의선 회장"이라며 "많은 지원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현장을 중시하는 정의선 회장은 주요 국제 대회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를 응원하고 격려한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주요한 국제대회는 모두 참석했다.

또 정의선 회장은 선수가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구성원 개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의선 회장은 파리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에게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느냐"면서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고 격려했다.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대회 기간 내내 후배를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평소에도 종종 선수들과 만나 격의 없이 식사를 함께 하며 소통하고, 블루투스 스피커나 태블릿PC, 마사지건, 카메라, 책 등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양궁협회 관계자는 "한국 양궁 발전이라는 협회장의 명확한 비전에 대한 공감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파리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면서 "협회도 정의선 회장의 진심, 철학, 원칙이 왜곡 없이 온전히 현장에 전달되도록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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