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책위, 지분율 6.21%로 2대 주주
22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제10차 위원회를 열고 오는 27일 개최되는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 '반대'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 1호 안건은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이다.
SK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36.23%인 관계로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에 소액주주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6월말 기준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53.49%다.
특히 주가 수준이 매수청구권 예정 가격(11만1943원)을 밑돌고 있어 합병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10만62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17일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11.3%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 합병안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임시 주주총회일인 27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소유 주식 전액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매수할 규모는 6651억원에 달한다. 소액주주 반대에 따른 매수청구권 행사까지 감안하면 비용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매수청구권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설 경우 합병을 철회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국민연금 외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나 글로벌 자산운용사, 전문가 그룹의 찬반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합병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서스틴베스트는 합병 비율이 일반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합병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결정 과정이 건전하지 못하다며 재심의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 표시로 SK이노베이션은 주주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 합병이 재무·손익 구조와 사업 시너지 강화로 이어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는 'SK이노베이션 – SK E&S 합병' 사이트를 열고 ▲합병 통합 시너지 ▲일반 주주 주요 질문 및 답변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관련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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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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