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주식 수 60만주, 20영업일 거래량 평균 단 135주주가 상승 제한·가격 변동성 커 제대로 된 기업평가 어려움회사 "물량 문제 인지, 배당성향 확대로 주주가치 제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치즈·식품첨가물 제조업체 조흥은 전 영업일 대비 800원(0.45%) 상승한 17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당 17만원짜리 주식의 거래량은 18주가 전부다. 이 회사의 이달(지난 28일 종가 기준) 거래량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날이 지난 26일로 1367주, 뒤이어 14일(349주), 22일(236주), 27일(165주) 순이다. 그 외 거래량은 100주를 밑돈다.
조흥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지난 6월 기준 오뚜기가 지분율 48.92%(29만3550주)로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오뚜기함태호재단, 함창호·함영준 등 함씨 일가와 재단이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67.2%에 달한다. 소액주주 지분은 35.4%(12만1654주)에 불과하다.
발행 주식 수가 60만주로 적다 보니 거래되는 주식수도 낮은 것이다.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증시에서 거래되는 유동주식 수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20만주(32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궤를 달리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결하고자 주가순자산비율(PBR)1 이하인 저평가 기업의 주주가치 환원을 확대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상장기업이 자사주 매입·소각, 주주환원, 배당정책 등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주가를 부양하는 것이다.
하지만 품절주는 회사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도 유통주식 수가 적은 탓에 투자자들이 매수하기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주가 상승 가능성도 막힌다. 거래량에 따라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작전주로 빠질 위험도 높아 투자자들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입힐 가능성도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품절주는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특별한 테마를 탈 경우 관심을 얻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성장 모멘텀(상승 여력)과 가치평가를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짝 떴을 때 들어갔다가 오랜 기간 물릴 수 있고, 기업과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현저히 저해돼 급격한 가격 변동성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흥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0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 125억원으로 145% 상승하며 개선 폭이 두드러졌다. 오뚜기 그룹 내 덩치가 세 번째로 큰 알짜계열사다. 다만 주가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모양새다. 올해 단 3.18% 상승했다. 회사 PBR은 0.7%, 시가총액은(27일 기준) 1065억원으로 저평가 기업이다.
이에 조흥 투자자들은 종목 토론방에서 "오래전에 발을 담궜던 주식인데 아직도 그대로네", "2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거래량은 아직도 100주가 안된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조흥은 현재 유통물량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는 없으나, 주주가치 제고 차원으로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흥은 지난 1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3.5%, 배당금 총액은 36억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순이익(3억원)의 12배 수준이다.
조흥 관계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통물량이 적은 점은 회사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유통물량을 푸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조치 외 수량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급 계약을 맺거나, 배당 성향을 늘리는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면분할, 무상증자 등 이야기는 나오고 있으나, 현재 계획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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