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 현실화···은행들 대출 만기‧한도 줄여전세대출마저 조이기 나서...갭투자 사실상 불가능주택 실수요자 '내집 마련' 차질 우려 목소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일제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한도제한에 나서고 있다. 주택구입 용도가 아닌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 제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일시중단 등 투기수요를 막기 위한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이 수도권 소재 주택에 대해서는 30년으로 일괄 축소된다. 주담대 만기가 줄어들게 되면 연 소득에서 대출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상승하게 되어 대출한도가 줄어 든다.
국민은행은 또 주택을 담보로 해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전에는 담보 가치만 인정되면 한도에 제한이 없었다. 우리은행도 오는 2일부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생활안정자금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한다.
집값을 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제한도 본격 시작된다. 전세대출이 갭투기(전세 끼고 매수) 등 투기성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26일부터 신한은행은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조건, 주택 처분 조건 등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도 취급을 중단했다. 우리은행도 소유권 이전, 신탁등기 말소 등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국민은행도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은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내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면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절벽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주택 실수요자들의 기존 주담대 금리가 늘어나거나 신규 대출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내집마련과 전세 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대출 옥죄기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줄이고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20년도 더 된 얘기"라며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보증금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총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갭 투자용 전세자금대출 중단은 전셋값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서 전세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른 시중은행으로의 확대나 전세대출 규제를 확대하는 것은 점진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가 여전하기 때문에 다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전세대출 수요를 억제했을 때 서민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