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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R&D 계열사 늘린다"···'신약개발'에 오너십 발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지배구조2024|일동제약②

"R&D 계열사 늘린다"···'신약개발'에 오너십 발휘

등록 2024.09.06 09:0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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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R&D 자회사 3곳 이어 유노비아도 분사연구개발 전문성 강화, 투자 환경 조성 목적'투자·기술이전' 성과 나오고 있어···"IPO는 아직"

"R&D 계열사 늘린다"···'신약개발'에 오너십 발휘 기사의 사진

일동제약그룹이 신약개발(R&D)을 전문으로 하는 계열사를 늘리며 재무개선과 미래 먹거리 확보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역할 다른 R&D 자회사···전문화·효율화 목적


일동제약그룹은 현재 4개의 R&D 자회사를 보유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자사 R&D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 유노비아로 분사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아이리드비엠에스(iLedad BMS)를 출범시키고 이듬해 7월 지분 투자를 통해 계열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도 2019년 아이디언스, 에임스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설립했다.

일동제약그룹이 신약개발 계열사를 늘린 이유는 R&D 분업화·전문화 및 효율화 목적이 크다. 독자적인 위치에서 각각의 주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금 조달에 원활한 환경을 만들어 투자유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 각 계열사들의 운영자금은 시장에서 조달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여러 사업을 하는 한 회사 내에 R&D 조직이 있을 경우 투자금이 분산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금이 다른 사업 운영자금으로 흘러가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 별도 법인이라면 투자금은 오로지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 운영에 쓰일 수 있다.

각 사의 역할도 조금씩 다르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장기 프로젝트로, 크게 유효-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디스커버리 단계, 임상을 진행하는 개발 단계, 제품화 단계를 거친다. 아이리드비엠에스는 신약물질 발굴을 전문적으로 하고, 아이디언스는 항암제 중심의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을 담당한다. 에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신약개발전략 컨설팅 자문 역할을 한다.

유노비아는 기존 일동제약 R&D 사업부가 진행했던 파이프라인들의 개발을 그대로 이어간다. 이와 더불어 현재 신약 모달리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저분자화합물(합성) 신약개발도 진행한다.

윤웅섭 판단 컸을 것···성과 속속


여기에는 오너 3세 윤웅섭 부회장(일동제약 대표)의 의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인 신약개발에는 오너의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 오너 경영인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신사업 투자 등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신약개발 의지가 확고할수록 그에 필요한 환경 조성에도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일동제약은 윤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부터 신약개발에 방점을 찍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17년 10.5%→2018년 10.9%→2019년 11.1%→2020년 14%→2021년 19.3%→2022년 19.7%로 꾸준히 증가했다.

윤 부회장의 오너십 아래 각 계열사들의 성과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이디언스는 지난 5월 동아에스티로부터 약 250억원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받고 동시에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과의 병용투여에 관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항암제는 다른 신약과 달리 협업이 활발한 분야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독 요법은 물론 타사 물질과의 병용요법으로도 개발이 다수 이뤄진다. 특히 '베나다파립'과 같은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제와의 병용요법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암종에 활용되고 있다.

PARP는 세포의 DNA 손상의 복구에 관여하는 효소다. 베나다파립은 이를 저해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킨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으로부터 이 물질을 도입해 개발해왔으며, 현재 위암, 유방암, 난소암,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상업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위암 분야의 경우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고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해 초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4)에서 표준 치료제 대비 폭넓은 사용 범위와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인한 임상1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베나다파립의 경쟁력을 드러낸 바 있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 R&D 사업부에서 진행하던 ▲2형 당뇨병 치료제 ▲소화성 궤양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의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가던 중 지난 5월 대원제약과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신약 후보물질인 'ID120040002'의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원제약이 'ID120040002' 관련 임상을 수행하고 국내 사업화 권리 일체를 보유하게 된다.

P-CAB 제제는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되던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계열 약물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차세대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P-CAB 신약은 총 세 개로,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 제일약품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등이 있다.

2형 당뇨, 비만 등을 겨냥한 대사성질환 신약후보물질 'ID110521156'은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라이선스 아웃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ID110521156'은 최근 비만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이다. GLP-1 기전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 중이다.

특히 이 물질은 저분자화합물 경구용 GLP-1 제제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위고비와 같은 펩타이드 기반의 약물은 개발이 어렵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품귀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주사제라는 한계도 있다. 반면 경구용 합성의약품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취급이 용이하다.

유노비아 분사는 일동제약의 수익성 개선에도 일조했다. 연구개발비 투자비용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일동제약은 올 상반기 11억1269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340억원에 달했다. 일동제약은 R&D 비용 부담 감소로 주력 사업인 의약품 및 헬스케어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유노비아는 추가 성과를 위해 라이선스 아웃 및 투자 유치 등을 통한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업공개(IPO) 관련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측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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