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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R&D 기업으로 거듭···윤웅섭의 뚝심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지배구조2024|일동제약①

R&D 기업으로 거듭···윤웅섭의 뚝심

등록 2024.09.06 09:0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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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주·녹십자와 분쟁···우여곡절 끝 경영권 승계일동홀딩스 최대주주 '씨엠제이씨' 지분 90% 보유 신약개발 위해 경영쇄신···본인 연봉도 ↓

R&D 기업으로 거듭···윤웅섭의 뚝심 기사의 사진

2016년 8월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오너3세 윤웅섭 대표로 경영권 승계를 마친 일동제약이 신약개발기업으로 체질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동제약은 1941년 고(故) 윤용구 회장이 극동제약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 일동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비오비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1970년대에 들어선 이후 2세인 윤원영 회장이 경영권을 쥐었고 윤웅섭 대표는 2013년부터 이정치 회장, 정연진 부회장 등과 공동 대표를 맡으며 경영승계 작업을 밟았다.

윤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선 시기는 2016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일동제약 단독대표에 오르면서부터다.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 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PI팀장, 기획조정실장, 전무, 부사장을 거친 그는 지난 2021년 12월 1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단독대표까지 오르는 과정은 험난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13년 4월 일동제약 대표 취임 전부터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취약한 지분율 탓이다. 당시 일동제약에서 윤 회장 지분율은 6%에 그쳤고,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합쳐도 28% 수준에 불과했다.

일동제약 오너일가는 윤원영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엠제이씨를 통해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는데, 이런 와중에 녹십자가 또 다른 개인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를 겪기도 했다.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은 2015년 녹십자가 지분 전량을 매도하면서 일단락됐고, 일동제약은 2016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며 승계 작업에 나섰다. 일동제약은 존속법인 일동홀딩스(투자사업)와 일동제약(의약품 사업)으로 인적분할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씨엠제이씨 지분 90%를 윤 대표에게 넘겼다.

올 상반기 기준 씨엠제이씨는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의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윤원영 회장이 14.83%, 윤 회장의 부인 임경자씨 6.17%, 윤 대표 1.1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가 지분 34.41%를 가지고 있고, 이어 씨엠제이씨 1.72%, 윤 대표 1.38% 순이다.

R&D 기업으로 거듭···윤웅섭의 뚝심 기사의 사진

어렵게 경영권을 확보한 윤 대표는 신약개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R&D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은 2017년 10.5%에서 2018년 10.9%, 2019년 11.1%, 2020년 14%, 2021년 19.3%, 2022년 19.7%로 급증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며 윤 대표의 경영능력 입증은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동제약은 2019년을 기점으로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듬해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개선되긴 했지만 당기순손실이 131억원에 달했다. 별도 기준으로 일동제약은 2021년 543억원, 2022년 72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일본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가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커졌고, R&D 투자금 회수가 안 되며 지난해 영업손실은 407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의 현금 유동성도 낮아진 상태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2021년 말 별도 기준 1247억원에서 2022년 445억원, 지난해 428억원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R&D 제약사로 도약하겠단 기조를 꺾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지난해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추진하기도 했다.

우선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5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가동했다. 아울러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기로 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도록 조치했다.

희망퇴직은 권고사직과 달리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위로금 지급 등을 통해 새로운 직업 기회를 제공한다. 갑작스러운 비자발적 정리해고가 아니고, 관련 부서들의 내부 검토를 통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일동제약그룹의 ERP 가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적다.

이에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980명으로 전년 1420명보다 440명 감소했다.

미등기임원은 2022년 말 기준 23명에서 지난해 26명으로 늘었으나 1인 평균 급여액은 2억2254만원에서 2억1578만원으로 줄었다.

윤 대표의 보수총액도 같은 기간 7억2169만원에서 6억5641만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연구개발 부문의 물적 분할을 통해 지난해 11월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공식 출범시키기도 했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서진식 사장(전 일동제약 COO)과 최성구 사장(전 일동제약 연구개발본부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현재는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이 유노비아를 이끌고 있다.

R&D 부문 물적 분할로 일동제약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 요인을 해소할 수 있어 수익성 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회사는 올 상반기 11억1269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은 340억원에 달했다.

윤 대표는 올 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생태계 확립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취임식에서 "산업계의 노력과 기여가 더욱 정당하게 평가받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선순환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하며 "지금의 고조된 위상과 분위기 속에 잠재된 기회와 위협을 적극적으로 찾아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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