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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블록버스터 등극 앞둔 'RPT' 빅파마 딜 늘어···18兆 시장 열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항암제 유망기술⑥

블록버스터 등극 앞둔 'RPT' 빅파마 딜 늘어···18兆 시장 열린다

등록 2024.09.20 16:30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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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보다 효과 우월, 다양한 적응증 확대 가능'플루빅토' 매출 급증에 글로벌 투자 이어져국내도 자금조달 통해 신약 개발 활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방사성의약품(RPT)이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RPT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에 결합하는 물질에 탑재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혁신적인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종류에 따라 진단용으로도, 치료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효용 가치가 높다.

항체, 페이로드(약물), 링커(연결물질)로 구성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약물 구성이 유사하나, 보다 강력한 페이로드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탑재함에 따라 더 우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깃하기 때문에 다양한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2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10.2% 성장해 오는 2032년 137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된 제품으로는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있다. 플루빅토는 임상에서 표준치료 단독요법 대비 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기간(rPFS)을 2배 연장했음을 확인했으며, 이에 글로벌 매출은 론칭 2년 차인 지난해 9억8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SK바이오팜 제공SK바이오팜 제공

RPT는 향후 해외 대형 제약사들의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 모달리티로 꼽힌다. 최근 빅파마들의 투자 행태를 보면, 금리인하 기대감, 미국 대선 등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 투자에 영향을 미치면서 위험부담은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하려는 경향을 띠고 있는데, 그럼에도 RPT 관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기획팀 김효인 연구원은 최근 미국 바이오 전문지 바이오센추리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RPT 관련 거래 건수는 아직 미비하나 앞으로 주목해 볼만하다"면서 "플루빅토의 블록버스터 등극이 유망해지면서 다른 글로벌 빅파마들도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하반기부터 노바티스를 선두로 일라이릴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수 M&A 딜을 체결했으며, 관련 규모만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었다.

특히 일라이일리는 지난 5월 액티스와 Nectin-4 표적 알파 방사체 고형암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GPCR 표적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라디오네틱스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방사성의약품 개발기업 듀켐바이오는 지난달 방사성의약품 R&D 전문기업 라디오디앤에스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기존에 추진 중이던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관련 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디오디앤에스랩스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교수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듀켐바이오는 코스닥 상장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선도 기업 자리를 확고히 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기업 셀비온도 사업 확대를 위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셀비온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Lu-177-DGUL'로, 플루빅토를 대적하는 경쟁 약물로 개발 중이다. 현재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국내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상용화시킨 퓨쳐켐은 전환우선주 유상증자(CPS)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13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FC705'의 미국 임상2상 비용과 차세대 액티텀(Ac)-225 리간드 전립선암 치료제(Ac-225) 임상1상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바이오팜도 RPT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회사는 내년 말 RPT 후보물질 'SKL35501'에 대한 임상1상에 진입하고, 2027년까지 2종 이상의 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추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SKL35501'은 지난 7월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도입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이다. 대장암․전립선암․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 단백질인 NTSR1을 타깃 한다.

SK바이오팜은 RPT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에서도 한발 앞선 상태다. 회사는 지난 28일 미국 테라파워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RPT 개발에 필요한 고순도 Ac-225(225Ac, 악티늄-225)를 즉각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는 그룹 차원의 선제적 투자가 발판이 됐다. 앞서 SK는 지난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아시아 4개국의 독점 공급 협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매력적인 시장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그룹의 지원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RPT 비즈니스 밸류체인들을 갖추어 나가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 드릴 예정이고, 결국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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