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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경영권 넘어가면 다 그만둘 것"···적대적 M&A에 날세운 고려아연 핵심 엔지니어들

산업 중공업·방산

"경영권 넘어가면 다 그만둘 것"···적대적 M&A에 날세운 고려아연 핵심 엔지니어들

등록 2024.09.24 14:59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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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사태 열흘 만에 기자회견···예상과 달리 '기술력'에 초점이제중 CTO "갈등 원인은 영풍에"···장형진 영풍 고문 행태 고발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의 모든 실적과 미래를 위한 비전은 현 경영진과 기술자들, 그리고 모든 임직원이 함께 이룬 것입니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고려아연 핵심기술인력들이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술력을 앞세워 최윤범 회장의 리더십 명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24일 오전 고려아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50년 동안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온 우리 임직원들의 노고를 당신(장형진 고문)은 뭐로 보고 있나.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공개매수 사태가 벌어진 이후 고려아연 측에서 공개 회견을 가진 것은 이날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1985년 입사한 그는 40년간 온산제련소 성장을 이끈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최고기술책임자를 포함해 고려아연 20여명의 핵심기술인력들이 앞장선 만큼 당초 업계의 예상과 달리 영풍과 MBK 연합에 맞선 최윤범 회장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기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 회장의 경영권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지난 20일 MBK는 기자간담회에서 "최윤범 회장 취임 직후 고려아연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며 "최대 주주로서 전문경영인체제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이번 공개매수의 명분을 밝힌 바 있다.

"경영권 넘어가면 다 그만두겠다"···핵심기술진 '초강수'


최윤범 회장을 정조준한 영풍·MBK 연합의 거센 공세에 고려아연은 '기술력'으로 날을 세웠다.

특히 "만약 경영권이 넘어가면 우리 기술자들은 다 그만두겠다"고 강조했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지난 50년간 갈고 닦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넘길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MBK의 공언을 믿지 않는다"며 "21세기에는 기술 안보가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오늘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기술력과 경영 성과를 앞세워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옹호하는 동시에 영풍 장형진 고문의 행태를 비판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실적을 비교하며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고려아연이 영업이익률은 12.8%를 기록한 것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면 이 기간 영풍의 영업이익률은 '-1%'임에도 고려아연에서 700억~10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풍은 사업은 부진하여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됐고, 심지어 인원 감축까지 진행 중"이라며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경영의 모습이냐"고 반문했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공개매수에 반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열린 핵심기술인력 기자회견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공개매수에 반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75년 동업의 끝' 원인은 영풍에···"폐기물 떠넘기려는 시도"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 40년간 고려아연과 영풍의 공동 경영 과정을 지켜본 이제중 부회장의 입을 통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책임이 영풍 측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최윤범 회장 때문에 관계가 틀어진 것은 전혀 아니다. 최 회장은 그냥 일반 전문 경영인이 아니고 기술 이해도도 최고"라며 "기술과 전문 경영 다 갖춘 분이기 때문에 최 회장 때문에 관계가 흐트러졌다는 건 장 고문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영풍과 고려아연은 기술적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질 정도로 동업관계가 상당기간 잘 유지돼 왔다"며 "정확히 4~5년 전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환경문제가 불거진 이후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석포제련소로부터 나오는 산업폐기물로 인해 낙동강서 카드뮴, 비소 등이 검출돼 대표이사 등 임원들이 구속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장 고문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폐기물을 처리하려고 했고, 이를 최윤범 회장이 막자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장 고문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고 증거도 있다"며 폭로성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끝으로 "최윤범 회장 입장에선 지금 자본 세력에게 한 방 맞은 상황"이라며 "지금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 무조건 우리가 이긴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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