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불완전판매·금융 사고 이어지며 은행 긴장감↑가계대출 관리 두고 '오락가락' 정책에 지적 이어질 듯임종룡·조병규·이석용 국감 증인 채택 가능성 높아
25일 금융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10일 금융위원회, 17일 금융감독원, 22일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대규모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등이 잇따라 문제가 된 만큼 주요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반복되는 금융사고·가계부채 폭증 주요 쟁점으로
금융권 국감에서는 무엇보다 가계부채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고강도 대출관리에 나섰으나 지난 8월 증가 폭은 2020년 11월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던 9조6259억원 달했다. 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도입 전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9월의 경우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와 은행의 대출 규제, 추석 연휴 등이 겹치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주춤한 상태다. 단 금융권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로 가계대출이 안정을 찾았다고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는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시행 직전 연기한 점, 금융당국의 정책기조가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 등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당초 7월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9월로 연기했으며 이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서도 오락가락한 정책을 펼치며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지적도 쏟아질 전망이다. 올해 연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로 시끄러웠던 은행권은 이후에도 임직원 횡령사고, 부당대출 등의 금융사고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100억원 초과 영업점 여신 사고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간 1건에 불과했으나 올해의 경우 1월부터 8월까지 총 7건이 발생했다. 사고 규모도 987억원으로 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외에도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은행권 정책금융 출연 확대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은행점포 폐쇄 관련 금융 접근성 개선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산업은행 이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은행 부사 이전과 관련해서는 노사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산업은행 노조는 산업은행이 이달 말 부산으로 인력 이동이 포함된 2차 조직개편을 추진한다며 천막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반복된 금융사고에 우리금융·NH농협 국감장 서나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고위 임원 증인 채택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도 높은 상황이다. 정무위는 오는 25일 기관증인, 30일 일반증인을 채택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경우 증인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에만 4차례에 걸쳐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드러난 횡령사고의 경우 농협은행이 파악한 규모가 117억원에 달한다. 농협은행은 3월에도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배임 혐의가 적발됐고 5월에도 비슷한 금융사고 두 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최근 4년간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차주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이 중 350억원이 부당대출에 해당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현재 검찰도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이에 더해 우리은행의 경우 6월 약 100억원 규모의 횡령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700억원에 육박하는 횡령사고 발생 후 내부통제 강화에 힘썼으나 2년 만에 또 다시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 행장의 경우 우리은행에서 줄이어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증인채택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채택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IMF·WB 연차총회는 글로벌 금융계 인사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금융지주 회장들은 매년 참석해 기업설명회(IR)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국감 일정과 IMF 연차총회 일정이 겹쳐 금융지주 회장들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 출석을 피해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 출장은 아직 미정이다. 국회 상황을 보고 추후에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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