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CEO, 기업가치 올리고자 강행군'밸류업 지수' 편입 불발되자 주가 폭락ROE 조건 충족 못해···내년 가입도 미지수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 사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인베스트 포럼은 물론 주주총회까지 직접 진행하며 투자자들에게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등에서 기업설명회(NDR)를 잇따라 열고 회사 비전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IFA 현장에서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진심이나 주가가 쉽게 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10% 이상 성장하고 10%씩 이익을 내는 사업을 과연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B2B(기업간거래)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는 건 수요 변동, 가격 하락에 안전하다는 뜻인데 (투자자들이) 이걸 아는지 정확한 평가가 필요해 (영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에도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와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됐으며 이달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가 제공된다.
거래소는 시총이 상위 400위 이내이고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닌 기업을 선정했다. 또 2년 연속 배당 및 자사주 소각, PBR(주가순자산비율)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 앞선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 평가(산업군별 ROE 순위비율)가 우수한 기업을 기준으로 삼았다. 산업군은 정보기술, 산업재 등으로 나눴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총 100개 기업을 망라했다.
LG전자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이익이 많이 나고 주가도 높은 경향이 있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 ROE는 8%였는데 LG전자는 2021년 6.3%, 2022년 6.6%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3.7%까지 줄었다. 지난 3년 평균 ROE는 5.5% 수준이다.
밸류업 지수에 탈락하자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25일 10만5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6.96% 줄어든 것으로 낙폭은 2022년 12월 7일 이후 가장 컸다.
ROE를 높이려면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자기자본을 줄이거나 순이익을 늘려야 한다. 다만 LG전자는 2004년 자사주 취득 이후 20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지 않았고 향후 계획도 없는 상태다. 순이익도 단기간에 늘리기 쉽지 않아 내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지도 미지수다.
LG전자는 ▲비하드웨어(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를 3대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3대 축 비중을 2030년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50%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B2B의 경우 2021년 매출 비중은 27%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HVAC(냉난방공조)를 앞세워 35%까지 끌어올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B2B 중심의 사업구조 변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완화되고 플랫폼 기반의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며 배당성향 변화 및 ㈜LG의 지분 확대 등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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