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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월급 빼고 다 올라요"···'중고'에 눈 돌리는 MZ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민지야 놀자

"월급 빼고 다 올라요"···'중고'에 눈 돌리는 MZ

등록 2024.09.27 16:42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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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보다 중고···합리적 소비, 트렌드로 떠올라체험·경험 중시···과소비 조장 마케팅에 피로감국내 20·30세대 1인 가구↑···'욜로→요노' 전향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사고 싶은 건 많고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잖아요. 그래서 같은 제품이더라도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중고 거래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 같아요."(20대 직장인 최 모 씨)

고물가 속에서 중고 패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제품을 소유하기보다는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다. MZ세대는 일명 '여러 차례(N차) 신상'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생길 정도로 신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바로 중고가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신상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타인이 사용했던 중고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소비를 절제하는 '저(低)소비 코어' 트렌드가 번지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이는 과소비를 조장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보여주기식 문화에 한계를 느낀 결과다. MZ세대인 기자도 한 번에 큰 비용을 지불해 제품을 구매하는 행보는 감히 엄두가 나질 않는다.

2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온라인은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는 괴리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매일 같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명품을 구매하는 등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인생이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급격한 실업률 증가와 경제 위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적인 소비를 주도하던 이른바 '욜로족'들을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모토로 하는 욜로는 국내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그간 2030세대의 소비 성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랬던 욜로족이 최근에는 점차 삶의 가치관을 바꾸며 '요노족'으로 전향하고 있다. 물가 상승에 지친 MZ세대가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요노로 갈아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39세 이하인 2030세대의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35.5%)의 12.5% 수준을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이들의 평균 소득은 65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양상은 중고 플랫폼의 활기도 북돋우는 모양새다. 실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 거래 앱 설치자 수는 3378만명, 사용자 수는 226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6명이 중고 거래 앱을 설치, 4명 이상이 이를 사용하고 있는 수치다.

가장 큰 이유는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과 물가에 대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의류·신발의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로, 전년 동월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국내 중고 패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가 발간한 '2024 이커머스(기존에 보유하거나 사용한 제품을 재판매하는 소비 형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베이에서는 중고·리퍼비시 상품이 총 매출(GMV)의 40%를 차지했으며 특히 MZ세대의 중고 패션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였다.

MZ세대 사이에서 중고 물품 소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가늠할 수 있었다. 실제 25~34세 소비자 중 71%가 지난 12개월 동안 중고 제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밀레니얼(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24%는 매월 중고 상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해 가장 높은 구매 빈도를 보였고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 약 21%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도 EGS(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환경 순환을 실천하고, 신사업으로서 이익을 거두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중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소비자들 역시 치솟는 물가 속에서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조금이나마 씀씀이를 절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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