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 인사 기조, "전쟁 중 수장 안 바꾼다"지난해 순이익 4724억원···3위 교보생명과 격차 좁혀내실 다지고 신성장동력 발판 마련···추가 임기에 더 관심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오는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지난달 10일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12곳에 대한 대표이사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그는 1993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이후 신한은행 대외협력실 팀장, 미래전략부장 등 요직을 거쳤고 지주사에서는 전략기획팀 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2018년에는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후 신한생명과의 통합 작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크게 점친다. 진옥동 신한금융 대표가 한번 신임한 인물은 믿고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도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앞세워 임기가 만료되는 9개 자회사 CEO의 전원 연임을 결정했다. 당시 진 회장은 역량을 검증받은 CEO가 더욱 좋은 성과를 내려면 중장기적으로 시간을 주고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인사 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한라이프가 업황 불황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도 이 대표의 무난한 연임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이 대표 체제로 들어선 신한라이프의 첫해 성적표는 합격점이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1% 증가한 472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업계 4위를 기록하며 3위 교보생명(4891억원)과의 격차를 100억원대로 좁혔다.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 따라 보험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은 시장에서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업계 2위 도약을 목표로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렸다.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신계약연납화보험료(APE)는 9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했다. 저축성 및 연금보험이 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4.4% 감소했으나, 보장성보험이 8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0.5% 늘어나 전체 APE 증가를 견인한 것이다. 그룹 내 순이익기여도는 10.8%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0.4%) 증가한 311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APE는 법인보험대리점(GA)시장의 성공적인 진입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전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3.8% 성장한 8042억원을 기록했다.
진 회장이 내실 위주의 성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상반기 신한라이프 신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잠정치는 23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 마지막 단계인 통합노조 출범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이달 중 통합 노조의 첫 노조위원장 선거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단계까지 마무리되면 이 대표 체제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물리적, 화학적 결합이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신한라이프의 신성장동력인 시니어케어 사업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월 헬스케어 자회사인 신한큐브온의 사명을 신한라이프케어로 변경하고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올 4분기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데이케어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경기도 하남에 노인요양시설을,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실버케어(노인복지주택)을 계획이다.
다만 베트남 법인의 적자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이 대표의 과제로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월 베트남법인의 전속 영업 조직 FC 채널을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베트남법인은 사업 투자 초기 단계인 만큼 적자를 지속하는 상태다. 신한라이프 베트남인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 39억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 대비 29억원 늘어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 대표의 연임을 유력하게 예상하면서 이 외 임기를 얼마나 부여받을지에 더 주목하는 모양새다. 진 회장이 중장기적 여건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는 데다, 실제 금융권의 '2+1' 관례를 깨고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에게는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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