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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상생안 또 불발···정치권 방안만 보는 배달 수수료 논란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상생안 또 불발···정치권 방안만 보는 배달 수수료 논란

등록 2024.10.31 15:53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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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의체, 7시간 '마라톤 회의' 끝내 합의 실패배달 수수료 상한제 '입법' 가능성···5% 수준 예상내달 4일 10차 회의···수수료·최혜대우 논의 예정

상생안 또 불발···정치권 방안만 보는 배달 수수료 논란 기사의 사진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 논의가 9차례 진행되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상생협의체는 7시간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합의하지 못 했고, 정부는 상생안을 마련하기로 공언했던 마감기한 10월을 넘기게 됐다.

특히 수수료 인하에 대한 배민과 쿠팡이츠의 입장도 상이한 데다 입점단체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익위의 첫 중재안 역시 파행한 만큼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입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앞서 발의된 수수료 5% 상한제 도입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31일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입접업체 상생협의체는 전날 9차 회의를 진행했으나 수수료 인하 합의에 실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익위원 측은 처음으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됐다. 상생협의체는 10월 마지막 회의까지 상생안을 도출하겠다는 목표를 이뤄내지 못 했다.

핵심 안건인 '수수료 부담 완화'에 대한 논의는 다음 달 4일 10차 회의에서 다시 합의하기로 했다. 이번 중재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 한 만큼 향후 여러 중재안이 제시될 걸로 예상된다. 다만 입점업체 단체와 플랫폼 업체 각각의 내부적인 입장 차이도 커 상생안 도출 과정이 순탄하진 않을 전망이다.

회의에는 플랫폼 업체에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4개사, 입점업체에서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가 참여하고 있다.

플랫폼 측에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수수료 인하 관련 상생안을 제시했으나 입점업체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은 6차 회의에서 매출 규모별로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는 '차등 수수료' 방안을 제출했다. 초기 안은 기존 9.8% 수수료를 유지하며 매출 하위 40% 입점업체에만 2~6.8%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거부됐다.

쿠팡이츠는 8차 회의에서 '수수료 5% 상한제'를 내놨지만, 플랫폼이 배달 라이더에 지급하는 고객 배달비를 입점업체가 합의해 부담하는 식으로 바꾸자는 조건을 내걸었다. 배달 수수료가 낮아지더라도 건당 기본 배달비가 높아져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에 폐기됐다.

이번 9차 회의에서 배민은 수수료 적용 대상을 매출 하위 50%로 확대하는 안건을 내놨고, 쿠팡이츠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걸로 알려졌다. 공익위원 측은 각사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배민은 기본 수수료를 6.8%로 인하, 매출 하위 80%로 확대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쿠팡이츠는 기본 수수료 5%에 배달비 상당 부분을 부담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배민은 기본 수수료 인하에, 쿠팡이츠는 배달비 분담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오후 2시반에 시작해 저녁 시간을 거쳐 약 7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다만 '최혜대우 요구 중단'에 대해선 양 사 모두 합의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최혜대우는 메뉴 가격이나 최소 주문금액 등을 경쟁사와 같거나 낮추도록 하는 제한을 말한다. 이는 수수료와 관계없이 모든 앱에서 동일 가격을 유지해야해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입점업체 단체 역시 내부적인 의견 차이로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 했다. 입점업체 측은 중개 수수료를 최고 5%로 제한하고, 매출에 따라 2~5% 내에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이번 회의에선 입점업체 측 대부분이 수수료를 현행 9.8%에서 6.8%로 낮추는 공익위의 중재안에 찬성했지만, 여전히 수수료 5%를 고수하는 입점단체가 있어 합의가 불발된 걸로 알려졌다. 결국 입점단체 간의 의견 합치도 이뤄지지 못한 모습이다.

상생협의체는 발족 당시 10월내로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상생안을 도출할 예정이었으나 각 집단의 입장 차가 첨예한 만큼 수수료 합의까지의 난관이 예상된다. 공익위 역시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해 중재안을 냈다. 내달 10차 회의에서도 합의되지 않을 경우 표결로 결과를 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배달 수수료 상한제 등에 대한 입법화를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현재 대통령실은 발표 예정인 자영업자 종합 대책에 배달 수수료 안건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수수료 상한선은 5% 내외 수준으로, 관련 법안도 발의된 바 있다.

이 경우 배달 플랫폼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배달 수수료 상한제 입법이 추진되면 상생협의체 중재안에서 언급된 6.8% 수수료보다 낮은 수준(5%)으로 제한될 수 있어서다. 배달 플랫폼 측은 다음 회의까지 중재안을 참고해 상생안을 다시 마련해오기로 했다.

10차 회의에선 수수료와 배달비, 최혜대우 요구 등 핵심 문제를 놓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날 안건 가운데 ▲소비자 영수증 내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수수료 및 배달비) ▲특정 구간에 한정해 배달 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 2가지 안건은 합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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