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관장과 '친인척' 특수 관계에 여론전 총대 멘 듯 과거 최 회장 허위사실 유포한 '미래회' 변호하기도
8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이달 초 이 모 변호사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김태헌)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 모 변호사는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가사소송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 세 가지 혐의를 받는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손해배상소송 관련 변론준비기일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상파 뉴스에 출연해 진위를 알 수 없는 문서를 보여주는 등 논란을 키웠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이 변호사를 현행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마치 김 이사장에게 1000억원이라는 돈이 흘러들어갔고, 증거로 확인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게 고소의 핵심 요지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가사재판의 비공개 원칙을 어기고 사건 내용을 외부에 유포한 점,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확보한 금융거래 정보를 다른 소송에 증거로 제출한 점 등 위법 행위도 고소장에 담겼다.
재계에선 이 변호사가 법정에 설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 노 관장 관련 소송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그의 기소 여부가 SK가(家) 이혼소송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 변호사는 노 관장이 최 회장 동거인인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아트센터 나비의 명도소송 등에 대해서도 법률대리인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 변호사는 최 회장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자마자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법조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1000억원'이라는 이 변호사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과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5월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지원 금액을 219억원으로 명시했다. 그마저도 ▲자녀교육비 ▲최 회장 개인의 임직원 포상·경조사비 ▲공익재단 출연금 ▲생활비 등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김 이사장에게 건너간 돈은 미미하다는 얘기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 변호사가 어떤 연유로 허위사실에 가까운 내용을 유포하는 등의 모험을 시도했는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노소영 여론전'의 총대를 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소송 중 최 회장과 김 이사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여론을 만들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무리수를 둔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 변호사는 노 관장과 '같은 집안'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철언 전 장관의 사위이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노태우 씨의 고종사촌 처남으로 6공화국에서 이른바 '황태자'로 불릴 정도로 권력을 행사했다.
이 변호사는 악플부대를 조직해 최 회장과 김 이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린 '미래회 사건'에도 연관돼 있다. 미래회는 재벌가나 재력 있는 집안 여성 주축의 사교 모임인데, 이 변호사는 당시 댓글을 지휘한 김흥남 전 미래회 회장을 변호했다. 김 씨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덧붙여 현재 미래회 회장은 이 변호사의 부인이자 박 전 장관의 딸 박 모 씨다. '노태우의 하나회'처럼 미래회가 노 관장의 사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여러 배경으로 인해 무리하게 일을 펼친 것 같다"면서 "변호사가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법조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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