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1.5조 일감 놓고 맞대결 성사내년 1월18일 시공사 선정총회 개최 예정압구정 등 대형 정비사업 전초전 의미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지난 18일 오후 2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응찰했다. 조만간 양사의 구체적인 사업조건이 공개될 예정이다. 조합은 2025년 1월 18일 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3.3㎡당 940만 원으로 총 1조5700억원 규모다.
한남4구역 수주 맞대결은 양사에게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만큼 수주 상징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시공평가 순위 1·2위인 양사 간의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11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다만 시공능력평가액 대부분은 그룹사 물량으로, 도시정비사업 물량은 거의 없다. 반면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은 압도적으로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많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이번 경쟁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압구정과 여의도 등 대규모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은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17년 만이다. 결과는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해 자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웠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등 주요 랜드마크 사업지에서 입증한 디에이치의 고유 가치를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특히 앞서 수주한 한남3구역과 한남4구역을 연계해 대규모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것.
아울러 현대건설은 이한우 대표이사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번 수주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현대건설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건설통'으로 전략기획사업부장, 건축주택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1970년대생이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을 용산공원 주변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띄우고자 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남측과 서측에 각각 래미안 첼리투스와 래미안 용산더센트럴을 지은 경험이 있다. 최근 남영동 2구역에 래미안 수페루스 수주에도 성공하면서 한남4구역을 수주하면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래미안의 깃발을 갖게 되는 셈이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전이 끝날 때까지 한강 이북 등 타 지역에 투입했던 인력을 한남4구역 한 곳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이번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2020년 오세철 사장 부임 이후 아직까지 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를 따낸 적이 없어서다. 그동안 모든 사업장이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 수주였다. 앞서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는 패배했고 남영2구역 재개발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찰 참여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시공권을 획득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서로가 부담스러운 상대"라며 "특히 이번 수주 결과에 따라 향후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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