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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韓조선 투톱, 자존심 싸움 멈춰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韓조선 투톱, 자존심 싸움 멈춰야

등록 2024.12.10 17:12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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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한국을 대표하는 두 조선 기업이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싸우기 바쁜 현실이 씁쓸하네요."

최근 국내 한 MRO 콘퍼런스에 다녀간 참관객이 조선 기업 간 갈등 현실을 염려하며 취재 기자에게 건넸던 말이다. 국내 조선기업을 대표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사업적 갈등이 해외 진출 시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10조원 규모 호주 호위함 입찰 과정에서 참패했다. 당시 다른 경쟁국보다 가성비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기대와 관심이 높았으나 예상과 달리 일본·독일 기업에 밀려 탈락하게 됐다.

실패 요인을 두고 양사의 소송 리스크 등 갈등 사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일본과 독일 등 경쟁국들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나 국내 기업은 개별적으로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우수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원팀'을 구성하지 못한 게 탈락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것이다.

이들은 현재 폴란드와 캐나다·필리핀 등 굵직한 해외 잠수함 사업 입찰을 남겨둔 상태다. 앞서 '10조 대어'를 놓친 만큼 남은 사업의 기회를 잡아야만 하는 시점이다. 해외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두 기업이 힘을 모아 원팀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물론 호주 사업 수주 실패 이후 양사의 온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고발장을 취하하면서부터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 수사가 필요하다며 고발장을 접수했으나,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발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도 화해모드로 전환했다. 지난 5월 HD현대중공업이 제출한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건을 최근 들어 취하했다. 이 역시 국내 조선 산업 발전을 위해 취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7개월 만에 쌍방 고소가 전면 취소되면서 양사 간 고소·고발 사건은 모두 수사 종결됐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갈등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수주를 둘러싼 대립이 남았기 때문이다.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된 HD현대중공업은 단독 건조 입장을 지속 고수하고 있고 한화오션은 공동 수주·건조 가능성을 줄곧 내비치고 있다. KDDX를 향한 주도권 갈등은 여전히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는 결국 표면적인 화해일뿐이다. 갈등을 좁히지 않으면 소탐대실(小貪大失)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향후 실패는 거듭될 것이고 결국 경쟁력 악화로 국내 업체는 설자리를 잃어버릴 우려도 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보다는 숲을 바라봐야 할 때다.

우리 조선사들은 현재 호황기를 누리고 있고 글로벌 업계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기도 하다. 진흙탕 싸움으로 좋은 기회를 놓쳐버릴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양사는 서로 한발씩 물러나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향후 굵직한 수주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서로 간 협력으로 국내 기업으로써 위상을 다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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