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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최저 보수' 내걸었지만···미래에셋한테 꼬리 잡힌 삼성운용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최저 보수' 내걸었지만···미래에셋한테 꼬리 잡힌 삼성운용

등록 2025.01.06 17:13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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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ETF 4종 상품 업계 최저 보수에도 점유율 40% 붕괴트렌드 ETF 출시 늦어···올해 과열경쟁에 입지 축소 전망

그래픽 = 박혜수 기자그래픽 = 박혜수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40%가 처음 붕괴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운용은 지난해 4월 해외 ETF 4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로 낮추는 강수를 뒀지만 되려 경쟁을 촉발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만 키웠다. 일각에서는 삼성운용이 점유율에 급급해 주요 ETF 트렌드를 놓치며 미래에셋운용을 포함한 후발주자에게 쫓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8.17%로 순자산총액은 66조2580억원이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6.09%, 순자산은 62조643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양사의 점유율과 순자산총액은 많이 좁혀졌다. 지난 연말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단 2.08%포인트(p)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1.63%포인트로 2%포인트 내외로 좁혀지기도 했다. 순자산 격차도 연초 5조원에서 연말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운용 순자산은 연초 50조6577억에서 66조2580억원으로 30.7%, 미래에셋운용은 45조7652억원에서 62조6431억원으로 36.8%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3월 40.18%로 시장 점유율 40%를 유지한 삼성운용은 위기감을 느끼고, 같은 해 4월 보수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해외주식형 ETF 4종 보수를 기존 0.05%에서 업계 최저 수준인 0.0099%로 내렸다. 다만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4월 말 삼성운용 점유율은 40%가 붕괴됐으며 이후 11월까지(38.10%) 쭉 내리막길을 걸었다. 12월 들어서야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코리아 밸류업 ETF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08%로 인하하며 미래에셋운용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되려 독이 됐다. 업계 1위가 보수인하 경쟁을 유발하면서 시장을 혼탁하게 했다는 것이다.

삼성운용이 보수를 인하하자 미래에셋운용은 '1년은행양도성예금(CD)증서액티브(합성) ETF'의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8%로 내렸다.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일부 중소형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운용보수 인하에 동참했다.

통상 보수 인하는 운용사들의 '제살깎기'로 돌아온다. 삼성운용은 보수를 인하한 ETF 상품을 1억원 어치 팔아야 겨우 1만원을 얻는다. 또 다른 분야에서 수익을 내야 이익이 보전된다. 수익률이 낮다보니 상품 개발자들의 동기도 저하돼 고급 인력 이탈도 우려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은 지수 개발이 연동되어야 하는데 수익이 낮다면 굳이 어려운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 면에서도 삼성운용은 미래에셋운용에 뒤쳐진 상황이다. 지난해 양사는 각각 24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이 중 해외주식형 ETF는 미래에셋운용이 15개로 삼성자산운용 상품보다 3개 더 많았다. 2024년 12월 말 기준, 그간 출시한 해외ETF를 확인해 봤을 때 삼성운용은 79개로 미래에셋운용(88개) 대비 10% 더 적다.

개인 수요를 끌어들인 커버드콜ETF 에서도 삼성운용은 뒤처진 모습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1월 첫 ETF로 'TIGER 미국테크TOP10타켓커버드콜'을 선보인 이후 1년간 커버드콜 상품 6개를 출시했다. 삼성운용은 같은 기간 4개를 내놨다.

송태헌 신한운용 상품전략센터 수석부장은 "지난해 개인투자자 주식형 ETF 순매수 상위 유형은 S&P500, 커버드콜(해외), 나스닥100 등으로 미국주식(해외)에 집중됐다"며 "시장 대표지수 및 월배당 상품 등 전략적 자산배분에 해당하는 기본 자산군 상품을 주로 순매수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 월배당 ETF 순매수액은 6조1700억원으로 전체 순매수 17조1000억원의 36%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월 지급식 ETF 개인순매수 상위 현황을 살펴보면 10위권 내 5개 상품이 모두 미래에셋상품이다.

후발주자들의 약진도 삼성운용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삼성운용 점유율이 하락할 동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 ETF 호황에 힘입어 8개월간 점유율을 1.27%포인트 확대하며 매섭게 성장했다. 신한자산운용 역시 0.35% 포인트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ETF 시장이 170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하기도 했고 올해 ETF 시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유율 확보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며 "삼성이 ETF 시장 1위라는 수식어를 올해 지킬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도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가파른 성장도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이들은 해외 ETF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2강 구도의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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