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6.5조···전 분기 대비 29.1% ↓연간 매출은 300조원, 영업이익은 32조 전망DS·DX 부문 실적 직격탄···"램프업 비용 증가"
매출 300조 복귀에도 시장 기대치 하회
8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5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 10.6%와 130.5%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5.18%, 29.1%씩 줄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최악'의 국면은 아니다. 연간 매출액이 300조826조원으로 작년보다 15.8%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32조7333억원으로 398% 성장했기 때문이다. 뒷걸음질 치긴 했지만, 반도체 위기 직전인 2022년(매출 302조2314억원, 영업익 43조3766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탓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이 회사가 7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그마저도 10조원 이상으로 전망했다가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지연 등 제반 상황을 반영해 낮춰 잡은 숫자였다.
메모리는 역대 최대 매출···DS·DX는 '울상'
삼성전자 안팎에선 이번 부진의 배경으로 스마트폰·PC 등 전방 IT 수요 침체를 꼽는다. 이로 인해 반도체를 책임지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물론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까지도 저조한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사업만 놓고 보면 인공지능(AI) 트렌드에 힘입어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양산 일정 지연으로 그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공급 과잉으로 메모리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감지된다.
삼성전자 측은 "4분기 메모리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란 쾌거를 거뒀지만, 연구 개발비 증가와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초기 램프업 비용이 증가하며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와중에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 증가 여파로 실적이 떨어졌고, DX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도 수요 부진과 경쟁 출혈로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파악된다.
잠정실적의 경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의 편의 제공 등을 위해 공개되는 자료인 만큼 부문별 세부 실적은 알 수 없다. 일단 증권가 등에서는 DS 부문이 약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MX·네트워크사업부는 2조원, 디스플레와 TV·가전은 각각 1조원과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전반에선 삼성전자의 전 사업 부문이 올해도 순탄치 않은 여정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가격이 회복하는 등 시장 국면이 우호적으로 돌아서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에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5조2000억인데,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본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란 가정에 기반하나, 스마트폰과 PC 및 고객 보유 메모리 반도체 재고 규모를 감안했을 때 반도체 가격의 하락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 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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