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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누구 말이 맞나"···"美 IT 거물 한마디에 냉·온탕 오가는 양자컴퓨터株

증권 종목

"누구 말이 맞나"···"美 IT 거물 한마디에 냉·온탕 오가는 양자컴퓨터株

등록 2025.01.16 16:05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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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첨단소재 22%, 아이씨티케이 11% 급등기술 상용화 시점 두고 의견 분분···급격한 주가 변동성연율화 변동성 원유·크립토 보다 커, 투자 주의 필요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유용한 수준의 제품이 나오기까지 30년 걸릴 것."(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올해가 양자컴퓨터 준비의 해."(미트라 아지지라드 마이크로소프트 기술대표)

미국 IT 거물들의 말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이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불과 6일 전 젠슨 황 CEO 발언에 전세계 관련 주가들이 동시에 급락했고 아지지라드 대표 발언에 급등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이처럼 미국 IT계 거물들이 양자컴퓨터에 관한 낙관적 전망과 비판적 견해를 번갈아 내놓면서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확실한 수익 기반이 갖춘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양자컴퓨터 기술이 정립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 투자 위험도가 크다고 지적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첨단소재는 전 거래일 대비 22.45% 오른 7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470원까지 오르며 거래제한폭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좁혔다. 이 회사는 양자 암호통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양자 키 분배(QKD) 시스템의 필수 소자인 광간섭계 모듈을 개발해 스위스 양자암호시스템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아이씨티케이(11.11%), 아이윈플러스(8.61%), 큐에스아이(8.04%), 라온시큐어(4.23%), 엑스게이트(4.20%) 등도 급등했다.

이는 간밤 마이크로소프트(MS) 기업용 양자 컴퓨팅 솔루션 '퀀텀 레디' 프로그램도입을 발표하자, 관련 테마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MS 주요 임원도 양자 컴퓨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MS 전략적 임무 및 기술 부문 대표는 15일(현지시각)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 컴퓨팅 시대의 문턱에 와 있다"며 "양자컴퓨터가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간밤 미국 증시에서도 관련주가 급등했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 투자 종목 5위에 이름을 올린 아이온큐(33.48%), 5위 리게티컴퓨팅(22.23%)을 비롯해 퀀텀컴퓨팅(55.45%), 디웨이브퀀텀(22.41%) 등도 큰 폭으로 오른 채 마감했다.

수 일 전만 해도 양자컴퓨터 종목은 찬물을 맞은 상태였다. 구글이 지난 말 신형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를 공개하면서 상용화 기대감이 커졌으나, 젠슨 황 CEO가 지난 7일 CES 2025에서 "실용적인 양자컴퓨터가 출시되려면 2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평가한 영향이었다. 마크 저커버크 메타 CEO도 "양자컴퓨팅이 매우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밝히며 관련 종목 주가는 더욱 약세를 보였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2000원을 밑돌았던 한국첨단소재 주가는 지난 8일 52주 신고가(1만1670원)를 기록한 이후 지난 14일까지 50.5% 하락한 바 있다.

해외에서 양자컴퓨터가 주목받는 사이 우리 정부와 학계, 산업계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과학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1000 양자비트(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대형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허청은 14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방문해 한국의 양자기술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이 주목받자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 보다 위험도를 분산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지난 12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자컴퓨터 산업 종목으로 구성된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다. 전날 기준 이 상품 순자산(AUM)은 1430억원으로, 상장 한 달만에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다만 양자컴퓨터로 주목받는 기업들이 관련 실적이 따라오지 않는 가운데 벌써 테마주가 만들어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승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자 컴퓨터 관련 기업들은 아직 꾸준한 실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기대감은 높은 상황에서 추세적 수혜는 볼 수 있지만 실적이 증명되는 과정까지는 주가 흐름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양자 기업들의 연율화 변동성(자산의 수익률 변동성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값)은 약 90% 수준으로, 50%대인 원유나 크립토 투자보다 위험하다"며 "ETF를 활용한 바스켓 투자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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