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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트럼프 시대 2막"···분주한 '철강', 노심초사 '정유'

산업 중공업·방산

"트럼프 시대 2막"···분주한 '철강', 노심초사 '정유'

등록 2025.01.20 14:02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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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기 코앞···국내 기업, 긴장 고조국내 철강사, '관세 폭탄' 극복 전략 강구정유업계도 변수·불확실성 ↑···"지켜봐야"

그래픽=이찬희그래픽=이찬희

트럼프 2기 시대가 개막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업계는 트럼프 관세 조치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에 대한 대응책 일환으로 해외 생산 거점을 준비하는데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유업계는 트럼프의 화석 연료 중심 정책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고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공존하고 있어 대내외 환경 변화에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2기 공식 출범···철강기업, 해외 공략 '적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현지시간 20일(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 2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철강업계는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줄곧 언급해왔던 '관세 폭탄' 정책이 글로벌 철강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윤곽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았으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 이상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제품에 60% 수준의 관세를 매기는 도입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강도 높은 관세 조치가 예상되자 철강업계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내수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라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생산 체계 전환으로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선제적으로 전망 높은 해외 시장을 선점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현지에 생산 거점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최대 생산기지로 부상하는 국가인데다가, 최근 대(對) 중국 관세 조치를 예고하면서 인도 현지에서의 국내 기업 존재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제철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짓는 등 해외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중국산 저가 물량에 전면전으로 맞서고 있는 추세인 만큼 국내 기업도 이에 발맞춰 대처 방안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현대제철이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달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추가로 신청했다. 중국을 비롯한 저가 수입 제품으로 국내 철강사의 피해가 잇따르자 현대제철이 총대를 메고 저가 물량 공세 방어에 앞장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16일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한 덤핑 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1.62%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탄소세' 도입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또다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 한국 철강 제품은 미국에서 수입 쿼터제(수입 수량 할당제)를 적용 받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철강 물량을 2015∼2017년 3년간의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로 줄이면서, 한국은 263만t의 철강 수출에 대해서만 무관세를 적용 받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속 탄소세까지 부과되면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업계 우려가 제기된다.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면 결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국내 철강사들은 친환경 철강 생산 공법으로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고 있으나, 미국이 탄소 배출 등 기준과 세율을 어떤 체계로 정할지에 따라 우리 기업이 받을 영향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땡큐?"...정유업계, 환율·관세 리스크 고조



정유업계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화석연료 중심으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며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고환율 장기화 등의 변수가 공존하는 상황이라,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가운데 상장자인 에쓰오일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2011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 약 4000억원이 관측되는 점을 감안하면 업황은 다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2조1000억원 수준이며 전년보다 한층 나아진 수익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면 화석연료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국내 정유업체의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될 거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 정유산업에 유리한 구조로 미국 정책이 펼쳐지면 올해 실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다만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당선인 재선 이후 높은 환율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 같은 기조가 장기화되면 국내 정유사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통상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나 달러로 주고 사는 수입 규모 자체가 훨씬 크기 때문에, 환차손 발생으로 국내 정유사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80원까지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환율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같은 해 12월 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더욱 치솟았다. 이날 기준 환율은 1460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높은 환율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각국 간의 관세장벽이 높아지면 교역 둔화로 인해 석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간의 보복 관세 방침이 강화되면 교역이 둔화할 수 있고, 석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 기업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국가 정책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대응책을 강구하기는 쉽지않다"며 "일단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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