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설 세뱃돈, 증여세 줄이고 주식·펀드로 불려보자

증권사, 2023년부터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 발급

4000만원 증여 가능···투자이익은 세금 대상 아냐

설 세뱃돈을 받는 자녀들에게 금융 교육을 해주고 싶다면 증권사 계좌 운용을 맡기는 방법이 있다. 주식 매수·매도, 공모주 청약, 소득세, 증여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부터 비대면으로 미성년자의 증권사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이전까진 부모가 신분증 등 각종 서류를 들고 직접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자녀 주식 계좌를 비대면으로 만드는 방법은 성인 계좌 개설 방식과 동일하다. 다만 법정 대리인인 부모 신분증과 휴대폰, 가족관계증명서, 자녀 명의 기본증명서 등의 서류가 추가로 필요하다. 증명서는 최근 3개월 이내 발급된 것만 유효하다.

미성년자 자녀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통상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경우 10년 단위로 2000만원씩 4000만원을 자녀가 20세가 되기 전까지 계좌에 넣어주면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과거 10년의 증여액을 합산하기 때문에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증여가 절세에 유리하다.

특히 증여한 뒤 해당 자금의 투자 이익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다. 증권사 계좌의 경우 주가가 올랐을 경우 발생한 차익이 얼마가 됐든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수익은 고스란히 자녀의 몫이 된다. 부모가 본인 계좌에서 투자하면 이런 무상 증여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 장기 보유 가치가 있는 미국 인기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시장 상황과 금융 투자에 대한 개념을 교육하기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녀에게 투자의 개념과 습관을 심어줄 수 있고 자녀가 성년이 됐을 때 목돈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린이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용돈으로 소비하지 않고 투자하는 습관을 알려준다면 용돈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펀드를 적립식으로 사전 증여 신고를 할 경우 신고 시점 이후에 늘어난 가치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절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KCGI자산운용에 따르면 운용중인 어린이펀드 중 순자산 규모 상위 펀드 중 하나인 KCGI주니어펀드의 지난 23일 현재 설정액과 평가금액은 각각 731억원, 1331억원에 이르고 계좌개설수도 3만개가 넘는다. 2018년말 설정액이 40억원에 불과했는데 7년만에 설정액 기준으로 18배, 순자산기준으로 37배가 늘어났다.

KCGI주니어펀드는 20세 이하만 가입이 가능한 어린이 펀드로 미국과 한국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펀드다. 가입 고객에게는 미성년 자녀 눈높이에 맞춰 운용현황을 쉽게 설명하고 금융 용어를 해설해 주는 운용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정 요건에 맞출 경우 증여 신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주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대표 어린이 펀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길영 세무법인 다솔의 세무사는 "적립식 펀드의 경우 자금부담이 적고 사전 증여 신고 시 실제 증여 공제 한도보다 더 많은 자금의 증여가 가능하다는 점, 증여 신고를 먼저 한 후에 납입을 함으로써 신고 이후 주가 상승 분에 대해 절세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