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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 압박에 은행권 대출금리 줄인하··· 올 순이자 0.1%p 감소 예고

금융 은행

당국 압박에 은행권 대출금리 줄인하··· 올 순이자 0.1%p 감소 예고

등록 2025.03.04 13:48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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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압박에 '백기'···은행권 금리 조정 가속화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익 최대 3000억원 손실 볼수도전문가 "성장전략 변경 위한 비이자이익 증대 필요"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본격적인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했던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산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모습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0.1%포인트(p) 이상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5년 변동(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가산금리를 0.25%p 인하했다. 지난달 21일 주담대 금리우대 최대한도를 0.1%p 높이고 3인 이상 다자녀가구에 대한 0.2%p 추가 금리우대를 시행한 지 일주일만이다.

또한 우리은행은 오는 5일부터 개인신용대출 상품(우리WON같아타기 직장인대출)의 금리를 0.2%p 인하한다. 지점장의 중소기업대출 금리인하 전결권도 0.3%p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도 대출금리를 잇따라 낮춘다. 지난 3일 KB국민은행은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8%p 낮쳤다. 신한은행도 이번 주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2%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를 0.2%p~0.3%p 내리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의 잇단 대출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등 세 차례나 인하돼 2.75%까지 내려왔다. 기준금리가 2%로 낮아진 건 지난 2022년 8월(2.50%)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아 취약차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인하 직후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가 우리 경제 곳곳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며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달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이 반영돼 가파르게 내려간 반면 대출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4대은행(신한·하나·KB국민·우리)의 수신상품 금리는 대부분 2%대로 내려왔다.

지난 1월 은행별 신규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이 1.46%p로 가장 컸고 신한(1.42%p), 하나(1.37%p), 우리(1.34%p), KB국민(1.29%p)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22%p나 높아졌고, 우리(1.19%p), 국민(0.85%p) 하나(0.84%p), 농협(0.61%p)도 0.5%p 이상 상승했다.

다만 이 같은 예대금리차 확대 추세는 1월을 정점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적인 기준금리를 예고하고 있는 데다 대출금리 경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서울 일부지역의 부동산 회복, 이사철 매매수요 확대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 은행권의 신규 예대금리차(1.46%p)는 전월 대비 0.03%p 확대되며 9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를 지켰다. 반면 은행의 수익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0.01%p 하락해 전월 상승 폭(0.05%p) 일부를 반납했다. 수신금리가 0.04%p 하락했으나 대출금리가 0.05%p 하락한 결과다.

일각에선 올해 주요 은행의 연간 NIM 하락 폭이 0.1%p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초까지 신규 예대금리차가 상승했지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가산금리 인하 압력이 수익성을 끌어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인하압력이 확대되면서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고, 2월 이후로는 가계대출 증가율도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NIM 축소 양상은 불가피하다"며 "2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1~2차례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 은행별 연간 NIM 하락 폭은 0.1%p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에 따르면 NIM이 0.01%p 하락할 때 은행의 연간 이자이익은 통상 300억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출금리 인하로 3000억원 가량을 손해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출 사업의 매력도가 떨어진 현재가 근본적인 성장전략 변화를 추진할 적기라고 진단했다. 올해 1%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실물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도 대출 수익이 늘어나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은행들은 수익 창출에서 대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비이자이익 증대, 신탁·자산운용 등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비즈니스 확대, 성장률이 높고 젊은 국가로의 진출 확대 등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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