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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미중 갈등 속 돌파구 찾는 LG···구광모, 인도·UAE 광폭 행보

산업 재계

미중 갈등 속 돌파구 찾는 LG···구광모, 인도·UAE 광폭 행보

등록 2025.03.04 14:2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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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인도·UAE 찾아 '제2의 도약' 모색 세계 최고 수준 '잠재력'과 '성장성' 주목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 위한 골든타임"

구광모 LG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구광모 LG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전세계로 사업 기반을 확장하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행보에 한층 속도가 붙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인도부터 중동·아프리카 시장 전초 기지로 통하는 UAE(아랍에미리트)에 이르기까지 보폭을 넓히며 영업 태세를 가다듬는 모양새다.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심화로 우리 주력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구 회장의 발 빠른 대처로 LG가 새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도·UAE서 '제2의 도약' 선언한 구광모 회장



4일 ㈜LG는 구광모 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인도와 UAE를 찾아 '제2의 도약'을 위한 미래 성장전략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먼저 구 회장은 인도의 실리콘밸리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에서 나흘의 일정을 소화하며 R&D·생산·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현지 직원과 소통했다.

세부적으로 구 회장은 뉴델리에선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의 변화 상황과 생산 전략 방향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또 LG브랜드샵, 릴라이언스 등 현지에서 운영 중인 유통매장을 둘러봤다.

아울러 구 회장은 LG 소프트 인도법인이 운영하는 벵갈루루의 소프트웨어연구소로 이동해 성장 가능성을 살피고 글로벌 R&D 전략을 구상했다. 특히 인도 IT 생태계의 강점과 풍부한 R&D 인재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인도 일정을 마친 구 회장은 UAE 두바이로 자리를 옮겨 중동·아프리카 사업 현황을 확인하고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현지 가전 유통 전문 매장을 찾아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LG전자 제품의 판매 현황, 경쟁력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잠재력·성장성 '세계 톱'···맞춤형 전략으로 입지 다진 LG



이처럼 구 회장이 인도와 중동을 직접 챙긴 것은 챙긴 것은 소비·생산·R&D 측면에서의 잠재력뿐 아니라, 글로벌 지정학적 변화 속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실제 인도는 인구수(약 14억5000만명)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전체 인구 가운데 25세 미만이 40%(약 6억명)에 달해 향후 20년간 주력 소비계층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2030년엔 인도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동·아프리카도 국가별로 경제 수준과 시장구조에 차이가 크지만, 기업 입장에선 성장 기회가 크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LG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현지에 거점을 확보하고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인도만 놓고 보면 LG는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로 첫발을 내딛은 이래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LG전자의 경우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 생산공장을 뒀는데, 추후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에 생산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화학, 에너지 분야도 마찬가지다. LG화학은 올해 신규 공장 가동에 돌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덧붙여 LG전자는 인도법인의 현지 주식시장 상장도 추진 중이다. 작년 12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예비 심사서류를 제출했으며 늦어도 5월엔 상장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LG전자가 IPO(기업공개)로 최대 2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며 회사의 재무 건전성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평가한다.

'미중 갈등' 속 전략 수정 시급···'이머징 마켓' 눈 돌린 LG



재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구 회장이 위기에 빠진 그룹을 위해 직접 움직였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요동치는 국제 정세로 LG 사업 전반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그룹 총수가 해법을 찾아 나섰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LG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산(産)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강행하면서 전략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간 멕시코에서 TV와 냉장고를 만들어 북미 시장에 팔았는데, 관세가 붙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다. 일부 물량을 미국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으나, 비용과 라인 안정화 작업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을 겨냥한 구 회장의 이번 행보가 그룹엔 또 다른 해법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탄탄한 내수와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장차 이 지역이 LG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감지된다.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놓고도 "복잡하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지금부터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핵심역량을 하나씩 준비해 미래 성장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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