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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세조종·비자금 의혹' 김상철 한컴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논란

IT IT일반

'시세조종·비자금 의혹' 김상철 한컴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논란

등록 2025.03.18 08:00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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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법리스크에 불확실성↑···주주들 반감 커져학계선 "잠재적 리스크 커, 기업가치에도 악영향"한국앤컴퍼니그룹 등은 자진 철회···한컴 "아직 재판 중"

김상철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회장이 '시세 조종'과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가운데, 사내이사에 재도전해 논란이다. 주주들은 회사 발전을 위해 다른 총수들처럼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김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 회장의 아내인 김정실 이사와 변성준 한컴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도 다룬다.

김 회장은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후, 모바일·웹·클라우드 기반으로 오피스 제품을 다각화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SW 생태계 조성 노력 등을 통해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한글과컴퓨터를 지금의 '종합 SW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리스크다. 김 회장은 시세 조종으로 인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았다. 2021년 4월 20일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이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5만3800원까지 1075배 치솟은 게 배경이 됐다. 당시 이 토큰을 이용해 9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이듬해 10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2023년 12월 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김 회장의 아들(차남)이자 한컴위드 사내 이사인 김모(35)씨와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48)씨를 구속했다. 이후 법원은 김 회장의 차남에게는 징역 3년을, 정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을 면했으나,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례도 발견, 지난 1월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9~2020년 계열사인 한컴위드의 주식 3억원 상당을 15회에 걸쳐 거래해 1% 이상의 보유 주식 변동이 발생했는데도 금융위원회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대주주로서 많은 회사에 손해를 끼쳐 괴롭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시세조종은 끝내 부인했다. 이 사건은 다음달 4일 선고기일에서 최종 판결이 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도전하자 주주와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기업 총수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으면,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고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회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사내이사 재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사흘 전 재선임 안건을 자진 철회했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 회장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회사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주들이 어느 정도 용인하고 납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사법리스크가 있는 오너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줄뿐더러 잠재적 리스크 즉, 폭탄을 안고 가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컴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우) 경영에 계속 관여해 왔고, 입지나 지위 등 변화가 없다"면서 "(수사 및 재판) 결론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책임을 질 일도 없어 이번 주주총회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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