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사법리스크에 불확실성↑···주주들 반감 커져학계선 "잠재적 리스크 커, 기업가치에도 악영향"한국앤컴퍼니그룹 등은 자진 철회···한컴 "아직 재판 중"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 회장의 아내인 김정실 이사와 변성준 한컴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도 다룬다.
김 회장은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후, 모바일·웹·클라우드 기반으로 오피스 제품을 다각화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SW 생태계 조성 노력 등을 통해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한글과컴퓨터를 지금의 '종합 SW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리스크다. 김 회장은 시세 조종으로 인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았다. 2021년 4월 20일 상장한 '아로와나토큰'이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5만3800원까지 1075배 치솟은 게 배경이 됐다. 당시 이 토큰을 이용해 9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이듬해 10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2023년 12월 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김 회장의 아들(차남)이자 한컴위드 사내 이사인 김모(35)씨와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48)씨를 구속했다. 이후 법원은 김 회장의 차남에게는 징역 3년을, 정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을 면했으나,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례도 발견, 지난 1월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9~2020년 계열사인 한컴위드의 주식 3억원 상당을 15회에 걸쳐 거래해 1% 이상의 보유 주식 변동이 발생했는데도 금융위원회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대주주로서 많은 회사에 손해를 끼쳐 괴롭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시세조종은 끝내 부인했다. 이 사건은 다음달 4일 선고기일에서 최종 판결이 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이 사내이사에 재도전하자 주주와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기업 총수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으면,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고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회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사내이사 재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사흘 전 재선임 안건을 자진 철회했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조 회장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회사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주들이 어느 정도 용인하고 납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사법리스크가 있는 오너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면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줄뿐더러 잠재적 리스크 즉, 폭탄을 안고 가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컴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우) 경영에 계속 관여해 왔고, 입지나 지위 등 변화가 없다"면서 "(수사 및 재판) 결론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책임을 질 일도 없어 이번 주주총회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xxia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